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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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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장기집권 길 연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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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마지막 독재자’ 6연임 성공

권위주의 통치로 野·언론 탄압

코로나, 러와 갈등 등 난제 수두룩

세계일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


“26년을 권좌에 있었지만, 여전히 대통령직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

최근 대선 운동 기간 중 노골적으로 권력욕을 드러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65)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6연임에 성공했다.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라 불리는 루카셴코 대통령은 옛 소련에서 독립한 벨라루스의 초대 대통령으로 앞으로 5년 더 집권하게 되면 30년 넘는 장기집권 기록을 세우게 된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인구 1000만명이 채 안 되는 벨라루스를 옛 소련 스타일의 권위주의적 통치로 다스리며 자유 언론과 야권을 탄압하고 산업의 약 80%를 국가 통제하에 뒀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가중된 경제난과 코로나19의 충격을 극복하는 등의 난제가 산적해 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5기 집권 당시 국가 주도의 여러 개혁 정책을 시도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올해 들어 악화한 ‘형제국’ 러시아와의 갈등 해결도 어려운 과제다.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1999년 연합국가 창설 조약을 체결하고, 2014년 옛 소련권경제공동체인 ‘유라시아경제연합’(EEU)을 함께 출범시키는 등 정치·경제적으로 밀접한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다.

세계일보

루카셴코 압승에… 시민들 반정부 시위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열린 여섯 번째 대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는 개표 결과(득표율 80.23%)가 나오자 모스코에서 시민들이 여권을 들고 항의 집회를 하고 있다. 이날 수도 민스크 등에서는 시민 수천명이 반정부 시위를 벌였고 경찰은 약 3000명을 체포했다. 모스코=AFP연합뉴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러시아가 벨라루스의 주권을 제한하는 연합국가 창설을 추진하면서 불화가 생겼다. 게다가 벨라루스가 만성적 경제난을 겪는 와중에 러시아도 자체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벨라루스에 대한 특혜 조치들을 폐지하면서 양국 간 갈등의 골은 더 깊어졌다.

이 밖에도 루카셴코 대통령은 선거 운동 과정에서 야권이 제기한 국유기업 민영화와 자원 의존형 경제구조 개선, 정치 민주화, 러시아와 서방 사이의 실용적 외교 노선 추진 등의 요구를 일정 정도 수용하며 고조된 여론의 불만을 달래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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