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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털 자르는 면도날 왜 금방 무뎌질까…전자현미경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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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날 균일하지 않은 미세구조부터 흠집 시작…무뎌짐 가속

뉴스1

연구진이 촬영한 면도과정 전자현미경 사진, 면도날(아래쪽)과 체모가 만나는 부분이 균일하게 마모되지 않고 일부분이 먼저 흡집이나 패여있다. (지안루카 로시올리(Gianluca Roscioli) 제공) 2020.08.06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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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면도날은 일상에서 가장 자주 구매하게 되는 날붙이다. 면도날에 쓰이는 스테인리스강은 사람의 체모보다 50배 단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료공학 연구자들이 면도할 때 날이 무뎌지는 과정을 관찰하고 그 원인이 면도날 금속의 불균일한 미세 구조 때문임을 밝혀냈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MIT) 재료과학 및 공학부의 타산(Tasan) 교수 연구진이 면도할 때 면도날이 상하게 되는 과정에 대한 연구를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7일 발표했다. 타산 교수 연구팀은 금속 변형·손상, 손상이 적은 미세구조 및 합금 설계 등의 연구를 해오고 있다.

이번 연구의 제1 저자 대학원생 지안루카 로시올리(Gianluca Roscioli)는 예비실험으로 면도 후 매번 일회용 면도기를 주사전자현미경(Scanning electron microscope)을 이용해 촬영하면서, 면도날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면도날이 전반적으로 마모되는 현상은 조금 나타나고 다른 원인으로 면도날이 무뎌지는 것을 확인했다. 조그만 흠집이 먼저 생기고 그 중심으로 다른 흠집이 생기면서 면도날이 무뎌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연구진은 면도날의 미세 흠집이 특정한 부분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을 더 자세히 분석하기 위한 실험을 설계했다. 전자현미경 내부에 들어갈 크기로 각도와 깊이를 조절해가며 면도날이 고정된 모발을 자르는 장치를 만들었다. 그리고 다양한 굵기의 모발을 여러사람에게서 채취해 실험에 사용했다.

전자현미경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모발 굵기에 상관없이 모발에 칼날이 수직으로 들어갈 때는 날에 흠집이 생기지 않았지만 모발이 고정되지 않은 채 자유롭게 휘어진 상태에서 비스듬하게 칼날과 만날 때 흠집이 쉽게 생기는 것을 확인했다.

이어 추가분석을 위해 여러 조건을 바꾸어가며 면도 상황에 대한 컴퓨터 시뮬레이션(모의실험)도 이뤄졌다. 그 결과 면도날의 미세한 구조가 균일하지 않을 때 약한 부분에서 먼저 흠집이 생기게 되고, 흠집으로 인해 주변의 구조가 균일하지 않게 돼 무뎌지는 현상이 가속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흠집이 덜 생기도록 균일한 면도날을 만드는 공정을 개발해 특허 출원 절차에 들어갔다. 또한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다른 칼날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예를 들어 야채를 자르는 경우 요리사가 비스듬히 자르지 않고 바로 자르거나 제조업체가 칼을 만들 때 균일한 재료로 만드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타산 교수는 "매우 단단한 금속 등이 사람의 머리카락처럼 부드러운 것을 자를 때 미세하게 파손되는 현상은 흥미롭다"며 "시뮬레이션 결과는 면도날의 재료가 균질하지 않을 때, 가해지는 힘(응력)을 증가시켜 부드러운 털을 자를 때도 균열이 발생하는 것을 설명한다"고 말했다.
seungjun24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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