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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평화기념식’서 “일본은 유일한 전쟁 피폭국”…침략반성·사죄·‘평화의 상징’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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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 "‘핵무기 없는 세계’ 실현은 우리의 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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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 원폭 행사장에서 묵념 올리는 아베 일본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6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거행된 원폭 투하 75주년 행사에 참석해 희생자들을 기리는 묵념을 올리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아베 신조 총리는 일본 히로시마현 평화 기념공원에서 열린 ‘평화기념식’에서 “일본은 유일한 전쟁 피폭국”임을 강조하며 “핵무기 없는 세계 실현은 일본의 사명”이라고 밝혔다.

6일은 미군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지 75주년 되는 날이다. 일본은 패전기념일인 8월 15일에 앞서 ‘평화기념식’을 진행한다.

아베 총리는 기념식 인사말에서 “원폭에 희생된 수많은 분들의 영혼에 삼가 애도의 뜻을 올리고 지금도 피폭 후유증에 시달리는 분들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일본은) 유일한 전쟁 피폭국으로서 ‘핵무기 없는 세계’ 실현을 향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한 걸음 한 걸음 착실히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게 우리나라(일본)의 변함없는 사명”이라며 “피폭의 실상에 대한 이해를 촉진하는 노력을 거듭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유일한 전쟁 피폭국”

아베 총리는 매년 패전기념일(8월 15일·일본은 종전기념일이라고 함)을 앞두고 원자폭탄이 투하된 일본 히로시마현과 나가사키시에서 기념행사를 갖고 전쟁 피해자들을 애도했다.

이에 앞서 지난 5일에는 한국인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위령제가 엄수됐다. 올해로 51회째를 맞이한 위령제는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히로시마현 지방본부 주최로 진행됐다. 이날 위령제에는 사망이 확인된 13명을 포함해 총 2773명의 사망자 명부를 봉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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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희생자 위령비에 헌화하는 참석자. 마이니치신문


아베 총리는 ‘평화기념식’에서 “우리나라는 '비핵 3원칙'을 견지하면서 (핵무기 문제에 대한) 입장이 다른 나라들의 가교 역할을 하고 각국의 대화·행동을 끈질기게 촉구해 핵무기 없는 세계 실현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이끌어가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이러한 발언과 달리 일본 정부는 2017년 7월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핵무기금지조약’에 서명하지 않고 있다.

마쓰이 가즈미 히로시마 시장은 이날 행사에서 “(일본 정부가) 핵보유국과 비보유국의 가교 역할을 하려면 ‘핵무기금지조약’ 가입국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침략반성·사죄·‘평회의 상징’은 없었다

일본 총리들은 ‘평화기념식’에 참석해 추모 메시지를 전하지만 일본의 침략 전쟁으로 피해를 본 주변국에 대한 사과나 책임 등의 언급은 하지 않고 있다. 이날 아베 총리 인사말에서도 이같은 언급은 없었다.

역대 일본 총리들은 1994년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총리 이후 매년 패전기념일인 8월 15일 열리는 전몰자 추도식에서 식사를 통해 가해국으로서의 반성을 언급했으나 2012년 12월 2차 집권한 아베 신조 총리는 그 관행을 깨고 과거의 침략 전쟁에 대해 반성의 뜻을 밝히지 않고 있다.

오는 8월 15일에 진행되는 패전 75주년 행사에서도 지난해와 같이 사과나 반성은 없을 거로 보인다. 또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정치권에서는 아베 총리에게 신사 참배를 요구하고 있다.

야스쿠니 신사는 근대 제국주의 일본의 상징으로 태평양전쟁 당시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246만 6000여명이 합사돼 있다.

올해 ‘평화기념식’은 연례행사로 진행된 비둘기 날려 보내기 행사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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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지난 2015년 8월 6일 평화기념식 당시 모습.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가 하늘로 날아오르고 있다. 요미우리신문


이날 요미우리신문 보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 여파로 비둘기 훈련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행사가 중단됐다. 신문은 “‘평화기념식’에 ‘평화의 상징(비둘기)’이 빠지게 돼 아쉬운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평화기념식’에서 비둘기 날려 보내기 행사가 빠지건 2014년 호우로 인해 중단된 후 이번이 처음이다.

히로시마 시장의 평화 선언을 낭독 후 비둘기를 날려 보내는 건 ‘평화의 선언이 세계에 닿도록’이란 희망이 담겨 있다.

한편 일본 국민의 46%는 태평양전쟁을 ‘침략 전쟁’으로 인식하면서도 이로 인해 주변국이 입은 피해와 관련해 계속 사죄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의식이 점점 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일 교도통신과 가맹사로 구성된 일본여론조사회가 지난 6~7월 전국 유권자 2059명(유효응답자)을 대상으로 태평양전쟁 종전 75주년 관련해 의식을 조사한 결과 일본 국민의 84%는 일제가 일으켰던 태평양전쟁으로 큰 피해를 본 주변국에 ‘사죄를 했다’는 의식을 드러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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