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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 환자 흉기에 또…‘제2의 임세원’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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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60대 정신과 전문의 참변

흡연으로 퇴원 요구한 것에 불만

“의료봉사 등 친절한 의사였는데”

“14년간 중증장애인 요양시설에서 촉탁 의사로 봉사하던 동생인데 환자 칼에 생을 마감하다니 황망할 따름입니다.”

5일 오전 10시 10분쯤 부산 북구 한 정신병원에서 조현병 환자가 휘두른 칼에 정신과 의사 김모(60)씨가 사망했다. 이날 김씨의 빈소가 마련된 부산 동래구 한 장례식장에서 취재팀과 만난 형은 참담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형은 “홀어머니 밑에서 고학으로 부산대 의대에 입학해 28년간 월급의사로 살아온 동생이었다”고 소개한 뒤 “소신껏 진료하고 싶다는 신념 하나로 지난해 4월 개원해 겨우 병원이 자리잡아가나 싶었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안타까워했다.

김씨의 정신과 병원에는 18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었다. 이 가운데 한 환자가 허용되지 않은 곳에서 담배를 피우는 등 병원 지침을 따르지 않자 김씨가 퇴원을 요구했다.

이에 불만을 품은 환자는 외출 후 인근 가게에서 흉기를 사 온 뒤 갑자기 진료실로 들어가 김씨를 수차례 찔렀다. 김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과다출혈로 사망했다. 부산 북부경찰서는 이 환자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숨진 김씨의 형은 “동생이 정형외과를 전공했지만, 정신과로 바꾸려고 2년간 의료봉사를 하는 등 정신과 치료에 애착이 남달랐다”며 “환자들 사이에서도 친절한 의사로 인정받았다”고 전했다.

고(故)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30대 환자가 휘두른 칼에 숨진 지 1년 8개월 만에 또다시 정신과 의사가 환자에 의해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 의료인에 대한 폭행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일명 ‘임세원법’(의료법 일부 개정안)이 2019년 9월부터 시행 중이지만 부산에서 똑같은 사고가 또 발생한 것이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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