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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사회악 ‘폭력배’ 소탕했더니··· [오래 전 ‘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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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960년부터 2010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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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5일 열대야를 피해 서울 여의도 물빛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물에 발을 담그거나 물가에 앉아 더위를 식히고 있다. /강윤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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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8월5일 사회악소탕 첫날 질서 되찾은 뒷골목

한여름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면 가족, 연인, 친구들과 함께 한강이나 도심에 있는 저수지 등에 나가 더위를 식히거나, 호프집에서 시원한 맥주를 들이키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현재는 무더운 여름을 보내는 하나의 즐거움이 돼버렸습니다

하지만 40년 전에는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바로 ‘폭력배’ 때문입니다. 경향신문은 40년 전 오늘 ‘사회악소탕 첫날 질서 되찾은 뒷골목’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기사를 살펴보면 식당이나 호프집이 위치한 유흥가는 물론, 서울의 관광명소인 남산공원 등에서 불량배들이 시민들을 대상으로 불안으로 초래하고 각종 불법행위를 일삼아왔던 것으로 알 수 있습니다. 이에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가 이들을 대대적으로 소탕에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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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8월5일 경향신문 7면 캡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의 ‘사회악일소특별조치’로 주먹과 소란만이 난무했던 서울 등 전국 대도시의 뒷골목과 변두리 우범지대 등에는 오랜만에 질서와 평온이 다시 찾아왔습니다.

부녀자나 어린이들도 밤거리가 무섭지 않았고 애주가들도 어깨를 펴고 거리를 누볐습니다. 평소 불량배 등에 빼앗겼던 남산 등 대부분의 밤의 공원들도 시민들에게 되돌아가 불안감 없는 여름밤의 산책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서울 시내 각 경찰서에는 잡혀온 불량배와 폭력배 등으로 초만원을 이뤄 참회와 반성으로 밤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이들을 만나러 온 부모들은 순화를 받기 위해 떠나는 이들의 손을 붙잡고 “이번 기회에 얼룩진 과거를 모두 씻어버리고 새사람이 되어오라”며 울먹였습니다. 폭력배들도 “남을 괴롭히지 않고 떳떳하게 사는 방법을 이번 기회에 배워 돌아오겠다”고 다짐하기도 했습니다.

폭력배 등 각종 사회악 소탕 작업이 벌어진 첫날, 서울시내 무교동, 다동, 명동, 종로 등 유흥가 일대는 평소 난무하던 주먹과 소란 대신 차분하고 질서 있는 분위기였습니다.

속칭 낙지골목인 서울 종로구 서린동 일대의 주점에는 밤 시간대에도 불구하고 불량배에 의한 소란이 단 1건도 없었기 때문에 술을 마시며 하루의 피로를 풀던 애주가들의 표정은 밝고 느긋했습니다.

4년째 낙지 전문점을 운영하고 김모씨(34)는 “폭력배들의 소탕으로 밤 시간이면 소란스러웠던 거리가 매우 조용해졌다”며 “지금까지 경찰에서 집중 단속을 여러번 해 왔으나 단속 때만 불량배들이 잠시 자취를 감췄으나 이제는 모두 뿌리가 뽑힌 것 같다”며 기뻐했습니다.

더위를 피해 딸을 데리고 남산공원에 나온 구모씨(38)는 “전에는 불량배들의 물건 강매 때문에 남산에 올라오기가 겁이 났는데 이제는 밤늦게까지 마음 놓고 남산에서 산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밤 중부경찰서 명동파출소 최모 순경(34)은 “전과 같이 불량배 등 잡범 처리로 분주했던 일거리가 없어져 이제 시민들의 불편을 덜어주는 일에 봉사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법원·검찰 주변에서 날뛰던 사건 브로커들도 자취를 감춰 사건 관계자들과 피고인 가족 등이 괴로움을 당하지 않게 됐습니다.

검찰의 계속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이들 브로커들은 좀처럼 근절되지 않은 채 법에 어두운 서민들을 괴롭혀 왔습니다.

김동성 기자 est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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