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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신풍제약 등 일부 바이오 테마주 가격이 급등하자 개인투자자들이 이들 종목을 집중 매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증시 폭락기에 삼성전자를 포함해 우량주를 저가 매수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던 '동학개미'들이 이제는 대출을 통해 변동성 높은 주식에 고빈도 매매를 하는 양상이 나타난 것이다. 과거 개미투자자들의 투자 실패를 부른 고질병인 '투기성' 묻지 마 투자가 다시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로나19 위기가 한창이던 올 3월 개인 거래대금 상위 1~5위는 KODEX200선물인버스2X(24조원), KODEX레버리지(17조7443억원), 삼성전자(15조9388억원), 씨젠(14조9016억원), 셀트리온(6조5644억원) 등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이 많이 해소된 7월의 경우 거래 상위 종목에 바이오 및 진단키트주, 지수 ETF가 대거 포함됐다. 신풍제약이 15조8184억원이었고 씨젠이 15조3186억원, KODEX200선물인버스2X ETF가 8조6326억원, SK바이오팜이 8조2347억원이었다. 7월 한 달간 신풍제약 128%, 씨젠 130% 등 해당 업종이 큰 폭으로 오르자 단기 시세차익을 겨냥해 매수에 가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달라졌다. 올 초 하락장에서 증시를 지탱했던 동학개미들은 4월엔 '곱버스'(2배 인버스 ETF), 5월엔 원유 레버리지 ETN, 6월은 우선주, 7월은 제약 및 진단키트 테마주로 옮겨다니면서 레버리지를 일으켜가며 위험한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특히 변동성이 높은 테마주에 개미투자자들이 화력을 집중하면서 개별종목이 하루 만에 상한가까지 갔다가 장 마감 전에는 10%가량 빠지는 급등락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가 코로나19 치료제 2상을 승인받는 신풍제약은 지난달 24일 개장 직후 상한가까지 치솟았으나 장 마감 10분을 앞두고 14% 하락했다. 지난달 31일에도 10% 가까운 상승을 하다 장 마감 30분 전 하락세로 전환해 20% 내리며 하루 만에 30%의 진폭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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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엔 선거를 앞두고 정치 테마주 몇 개가 출렁거렸다면 올 들어서는 증시에 유입된 유동성 때문에 여러 개의 테마들이 동시에 움직인다는 것이 특징이다. 세종시 이전(남선알미늄, 계룡건설 등), 극일(모나미, 신성통상), 코로나19 관련주들이 동시에 움직인다. 테마주는 유통주식수가 적고 거의 개인들만 거래에 참여하는데 최근 유동성이 풍부해지며 유통주식수가 적은 우선주와 같은 주식이 테마 소재가 되는 것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증시 유동성이 풍부할 때는 많은 주식들이 테마주처럼 움직이곤 한다"면서 "증시 변동성이 커진 만큼 개인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거에 비해 낮아진 신용거래 이자율과 상승장에 대한 기대로 개인투자자들이 '빚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달라진 부분이다. 3월 말 6조5000억원 수준이었던 신용거래융자금액은 7월 말 14조3259억원으로 넉 달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특히 일부 종목에서의 신용공여율(신용으로 투자한 주식 대비 전체 주식거래액의 규모)은 위험한 수준이다. KODEX코스닥선물인버스는 16.5%까지 올라왔으며 대덕전자는 20.2%, 대웅제약은 24%까지 올라왔다. 올 초에도 코스닥 종목들의 신용공여율은 10% 후반대를 넘기도 했지만 지수가 600선에 머물러 있던 올 초와 달리 지금은 800선을 넘어선 상황이라 레벨 부담이 상당하다.
특히 밸류에이션과 상관없는 투자는 투자 리스크를 높인다는 우려를 받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원유레버리지ETN 순매수가 활발했던 5월에 증권사에서는 현재 ETN 주가가 실제가치(IIV)와 괴리되어 고평가 상태라고 수차례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유가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광풍을 막지 못했다. 결국 유가는 배럴당 40달러 수준으로 돌아왔지만 오히려 가격은 5월 초 주가에서 반 토막 난 동전주 상태다. 우선주 역시 본주와의 괴리율이 50% 넘는 과열 종목이 속출하며 거래소가 투자유의 경고를 내리기도 했다.
바이오주 역시 괴리율 잣대로 판단할 수는 없지만 호재 뉴스에 개인투자자자들이 몰리면서 밸류에이션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상태다. 신풍제약의 경우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20억원에 불과해 주가이익비율(PER)이 1600배에 달하는데 개인투자자들은 이에 개의치 않고 고빈도거래를 계속해왔다. 신풍제지는 신풍제약과 전혀 무관한 회사지만 이름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신풍제지 부적'이라 불리며 지난달 23일 하루 만에 12%가 오르는 해프닝도 있었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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