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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동영상 소셜미디어 ‘틱톡’의 미국 내 사업 매각 추진과 관련해 “매각 수익 중 상당한 금액을 미국에 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 덕분에 미국 기업의 틱톡 인수가 가능해졌고, 매각으로 거액의 수익이 발생하는 만큼 정부가 그 일부를 챙길 권리가 있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와 지난 주말 대화를 나눴다”며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와 틱톡 인수 문제를 논의했음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의) 30%만 사들이는 것은 복잡하니 가능하다면 (전체 인수를) 시도해보라고 그에게 제안했다”고 밝혔다. 틱톡에 대해 “핫(hot)한 브랜드”라며 “이를 서로 다른 두 회사가 운영하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기자들에게 되묻기도 했다. 협상 시한에 대해서는 “9월15일까지 인수되지 않으면 (틱톡) 앱은 미국에서 금지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중국의 보안 문제 때문에 통제가 안 된다”며 “MS이든 다른 안전한 미국 기업이든 틱톡을 인수하는 것은 상관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틱톡의 인수대금 일부는 재무부로 들어와야 할 것”이라며 “재무부가 이 거래 성사를 가능하게 해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부동산업자 출신답게 이 관계를 집주인과 세입자에 비유하며 “임대 계약서 없이 세입자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으니 ‘권리금(key money)’이라고 하는 것을 낸다”는 설명을 내놨다. 미국 정부가 이런 수익을 챙길 구체적인 법률적 근거나 절차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수익금 일부를 지불해야 하는 주체가 MS인지 틱톡인지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진행한 코로나19 브리핑에서도 관련 질문을 받고 “틱톡은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며 “우리는 (인수로 인한 이익의) 매우 큰 퍼센트(금액을) 받을 자격이 있다”며 “그것이 공평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무도 그런 생각을 못 했겠지만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방식”이라며 자신을 과시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틱톡의 모(母)기업인 바이트댄스가 매긴 틱톡의 기업가치는 500억 달러(59조6000억 원)에 이른다. 바이트댄스는 MS 이외에도 세콰이어 캐피털, 제네럴 애틀랜틱를 비롯한 투자회사 및 IT기업들로부터 투자 제의를 받았다고 CNBC방송이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법률 전문가들을 인용해 재무부가 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검증 절차 과정에서 수수료 성격의 돈을 받기는 했다고 보도했다. CFIUS는 해외 기업의 인수합병이 법에 저촉되는지 여부 및 안보 분야의 영향 등을 검토하고 협상 과정을 감독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수수료는 인수금액에 바탕해 책정되며 최고 30만 달러까지 가능하다.
그러나 재무부를 집주인, 해외기업을 세입자로 상정하고, 인수로 인한 수익을 정부에 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는 여론도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이런 식의 돈 요구는 불법”, “갈취(extortion)”, “폭도의 정신상태(mob mentality)” 같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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