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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엉뚱한 머스크, 피라미드 '외계인' 축조설에 이집트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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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 "외계인이 지은 것이 분명"

이집트 장관까지 나서 "직접 확인을"

세계 7대 불가사의 두고 끝없는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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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기자 지역의 대피라미드와 인근에 지어진 스핑크스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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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의 피라미드는 세계 7대 불가사의로 꼽힌다. 그러다 보니 건설 과정을 놓고 각종 설도 난무한다. 인간이 아닌 외계인의 기술로 지었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뜻밖의 인물이 가세했다. 민간 기업 최초로 유인 우주선 왕복에 성공한 스페이스X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그 주인공이다. 그의 지명도를 반영하듯 이집트 당국이 직접 반응하고 나서면서 때아닌 '외계인' 논쟁이 일었다.

머스크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트위터에 "피라미드는 외계인이 지었다, 분명히(Aliens built the pyramids obv)"라고 썼다. 이 트윗 글은 순식간에 8만회 넘는 리트윗과 54만회 이상의 '좋아요'를 받았다. 머스크의 팔로워들은 "머스크가 그렇다면 그런 것이다"라거나 "그래도 이건 아니다" 라는 답글을 남기며 논란이 증폭됐다. 일부는 '외계인설을 믿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풀어놓기도 했다.



"외계인에 기술 전수를 받지 않고서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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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소련 비밀 기관 KGB가 1961년 촬영했다는 피라미드 내부와 외계인이란 주장이 나온 유골. 해당 유골은 현재 사라지고 없다.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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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가 언급한 기자의 대피라미드(The Great Pyramid of Giza)는 이집트 기자 지역 피라미드 중 가장 크고 오래됐다. 파라오 쿠푸(Khufu)의 지시에 따라 기원전 2550~2590년 무렵에 세워졌다. 쿠푸의 영생을 위해 지어진 무덤인 셈이다. 쿠푸의 피라미드에 동원된 거대 벽돌은 230만개, 각 벽돌의 무게는 2.5~15t이다. 기록에 따르면 쿠푸의 피라미드는 20년에 걸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대와 같은 중장비도 없었던 고대에 이런 피라미드 축조가 어떻게 가능했는지 오랜 기간 미스테리로 남았었다.

이를 놓고 미국에서도 32년 전 한차례 외계인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구소련의 비밀기구인 KGB가 1961년 피라미드 내부에서 촬영했다는 비밀 영상이 1988년 미국 유료 케이블 방송 사이파이 네트워크를 통해 방영되면서다. 이 영상에는 구소련이 피라미드 안에서 외계인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이를 확인하는 과정이 담겼다. 영상에 찍힌 시신은 2m에 달하는 키에 탄소연대 측정결과 1만 3000년 전에 묻힌 것으로 추정됐다. 관 바깥에는 '날개 달린 신들의 귀화'라는 뜻의 상형문자가 쓰여있었다. 외계인설을 믿는 일부 사람들에게는 고대 이집트인들이 외계인에게 기술을 전수받았다는 믿음을 강화한 계기가 됐다.



"북한에서 온 UFO" 엉뚱한 농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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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트위터. 자사의 팰컨 로켓을 두고 "북한에서 온 UFO"라고 농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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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는 종종 외계인과 관련된 각종 음모론을 '농담반 진담반' 식으로 언급해왔다. 그는 스페이스X 우주선 폭발 사고가 거듭되던 2016년쯤, 외계인이 자사 우주선을 폭파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2017년에는 캘리포니아주(州) 로스앤젤레스 밤하늘에 정체불명의 비행체가 나타나 주민들의 신고가 빗발치고 괴소문이 나돌자 "북한에서 온 UFO"라는 농담을 남기기도 했다. 사실 그 비행체는 스페이스X가 쏘아 올린 팰컨9 로켓이었다.

이번 '농담(?)'은 머스크의 달라진 위상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이집트 관련 장관이 즉각 반박을 내놨기 때문이다. 라니아 알마샤트 국제협력부 장관은 "피라미드가 어떻게 지어졌는지 확인하라 "며 일론 머스크를 이집트에 초청한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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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라이아 알마샤트 국제협력부 장관의 트위터. 일론 머스크에 피라미드가 어떻게 지어졌는지 이집트에 직접 와서 확인하라며 초청의 뜻을 밝혔다.


그러자 머스크가 슬쩍 꼬리를 내렸다. 그는 "피라미드는 3800년 전 인류가 만든 최고(高)의 건축물"이라며 위키피디아 링크와 BBC 다큐멘터리 링크를 첨부했고 "람세스 2세가 지었다(Ramses 2 was)"고 덧붙이기도 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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