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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생활속과학] 에어컨의 과학…꾸준한 인버터? 벼락치기 정속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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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매 압축·팽창시키는 에어컨…미세하게 조정되는 인버터 효율 높아

이산화탄소 최대1만1700배 온실효과 냉매, 적절한 폐기 필수

뉴스1

서울 시내의 한 건물 외벽에 에어컨 실외기가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한국전력거래소 전력통계정보시스템(EPSIS)에 따르면 6월9일 오후 5시 기준(오후 4~5시 평균) 최대 전력 수요가 7만3880㎿를 기록했다. 2020.6.1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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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세수하고 선풍기 앞에서 바람을 쐬면 그냥 바람을 쐴 때보다 시원하다. 얼굴에 남은 수분이 기화되며 주변의 열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액체가 기체가 될 때 흡수하는 열을 기화열이라고 부르는데, 에어컨이나 냉장고가 무언가를 차갑게 만들 때도 액체 상태의 냉매가 기체로 변하며 열을 흡수하는 현상을 이용한다.

◇에어컨의 원리…냉매의 압축·팽창 반복

에어컨의 냉매는 기체와 액체 상태를 오가면서 실외기로 열을 내뿜으며, 실내의 공기를 차갑게 만든다. 기체 상태의 냉매를 압축기(컴프레셔)가 압력을 가해 고온·고압 기체 상태로 만든다. 그리고 실외기의 응축기를 통과하며 열을 주변에 내뿜는다. 응축기는 최대한 열을 많이 배출시키기 위해 가늘고 긴 관이 꼬불꼬불하게 만들어져있다. 응축기를 통과한 고압력 액체 상태의 냉매는 팽창 밸브로 흘러간다.

팽창밸브에서는 고압력의 액체가 좁은 관에 있다가 갑자기 넓은 공간으로 빠져나오게 되는데, 이때 부피가 급격히 늘어나며 팽창하며 저압 상태가 된다. 급격히 저압 상태가 되면 증발이 잘된다. 액체 상태의 냉매가 증발기를 지나며 기체로 바뀌면서 주변의 열을 흡수한다. 이 증발기가 바로 에어컨 실내기에 있는 부품이다. 냉매가 열을 흡수해 증발기 주변의 공기는 차가워지고 그 차가워진 공기가 에어컨 밖으로 나오는 것이다. 열을 흡수해 기체가 된 냉매는 다시 압축기로 이동해 고압 기체가 되는 과정을 반복한다.

◇인버터 에어컨 효율의 비결은 꾸준한 조절

정속형과 인버터형 에어컨의 차이는 에어컨의 냉각 과정을 어떻게 조절하냐의 차이다. 정속형 에어컨은 목표 온도에 이르면 냉각을 멈춘다. 그리고 다시 실내 기온이 오르면 그것을 내리기 위해 작동한다. 인버터형은 목표 온도에 다다르면 차가운 기온을 유지할 정도로만 움직인다. 냉방면적이나 환경에 따라 효율이 차이나지만 일반적으로 실내기온이 오른 것을 다시 내리고 멈춘다음 다시 실내기온이 오르고 내리는 것을 반복하는 정속형보다는 일정한 기온을 유지하는 인버터형의 에너지 효율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실내를 시원하게 만드는 게 일종의 시험이라면 정속형은 평소에 공부를 안 하다 급하게 '벼락치기' 하는 것이고 인버터형은 예·복습을 중심으로 꾸준히 공부하는 셈이다.

이러한 차이는 압축기 모터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압축기의 모터는 냉매를 고압으로 압축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정속형 모터는 켜지면 일정한 속도로만 움직일 수 있다. 반면 인버터형 모터는 세밀한 조절이 가능해 '차가운 기온을 유지할 정도'로만 조절하며 움직일 수 있다. 이러한 차이는 교류와 직류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발전소에서 가정으로 오는 전기는 60헤르츠(Hz) 교류다. 일초에 60번 전하의 방향이 바뀌는 것이다. 정속형 모터는 이에 맞추어 작동한다. 인버터형 모터에는 이 교류를 직류로 바꾸는 부품이 사용된다. 이 직류는 다시 교류로 바뀌어 모터로 들어간다. 교류를 다시 직류로 바꿨다가 굳이 교류로 바꾸는 번거로운 과정이 필요한 것은 60Hz가 아닌 다른 주파수의 교류이용하기 위해서다. 주파수가 달라지면 모터의 작동 속도를 바꿔줄 수 있다. 60Hz 고정 주파수인 정속형은 문자 그대로 속도가 일정하지만, 주파수를 조절 가능한 인버터 모터는 모터 하나로 다양한 출력을 낼 수 있어 전력 효율화가 가능하다.

에너지 절감을 위한 방법의 하나로 인버터 기술은 산업부터 가정까지 다양하게 도입되고 있다. 에너지 관리 공단은 2014년 발간한 '인버터 이용실태 조사 및 보급기준연구' 보고서에서 "고효율 인버터의 경우 50Hz 운전 시 기존 전력사용량의 37%에 육박하는 절감률을 보여주고 있어 고효율 인버터의 보급은 전력수요관리에 있어서 효과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다"며 "고효율 인버터의 시장점유율 향상을 위해서는 단계적으로 지원금의 규모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다만 가정용 에어컨에서는 사용 습관이나 냉방 면적에 따라 전력 사용량은 크게 차이 나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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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홍보포털 갈무리) 2020.07.31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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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매 이산화탄소 1만1700배 온실효과…적절히 폐기해야

기후변화 측면에서 에어컨은 선풍기와 같은 대체재보다 에너지 소모가 크지만, 기후에 따라 생필품이 됐다. 이에 따라 냉방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인버터뿐 아니라 고효율 냉매 발굴 연구 또한 이뤄지고 있다. 냉매 연구는 효율을 높이기 위한 연구뿐 아니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과거 냉매로 쓰인 프레온 가스 계열의 냉매는 오존층 파괴를 이유로 전 세계적으로 사용이 금지됐다. 이에 따른 오존층 문제는 거의 해결단계에 이르렀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냉매는 오존층 파괴 효과는 없다. 다만 온실효과가 문제다. 환경부에서 운영하는 '기후변화홍보포털'에 따르면 현재 사용되고 있는 HFC계열 냉매는 동일양의 이산화탄소에 비해 140배에서 1만1700배의 온실효과를 일으킨다. 이처럼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냉매의 유출을 막기 위해 제도적인 전자제품 수거가 필요하다. 현재 환경부, 지자체, 전자제품 생산자가 힘을 합쳐 만든 한국전자제품자원순환공제조합은 '폐가전제품 무상방문수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seungjun24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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