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경제분야 국회 대정부질문 / 해임 관련 질문에 “절대 자리에 연연하거나 욕심이 있지 않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미래통합당 서병수 의원의 질의에 답한 뒤 웃으며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부동산 가격 상승 문제와 관련해 처음으로 사과했다.
이날 김 장관은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미래통합당 서병수 의원으로부터 국내 집값 상승 수준에 관한 질문을 받았고, “11%”라고 답했다가 야당 의석에서 야유와 탄식이 쏟아졌다. 이에 김 장관은 “우리 정부에서 과거 정부보다 올랐다는 건 알고 있다”라고 인정했다.
서 의원이 “어떤 이유에서 부동산이 많이 올랐다고 생각하느냐”고 하자,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하강하는 건 전체 경제 상황과 연동돼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2015년부터 우리나라 부동산이 대세 상승기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동성 과잉공급, 최저금리 지속이 있어 상승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고 주변환경으로 인해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미래통합당 서병수 의원. 연합뉴스 |
서 의원은 또 “‘좌파정부’만 들어서면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데 어떻게 해석해야 하느냐”고 직격했다.
이에 김 장관은 “부동산 정책은 시차가 있기 마련”이라고 답했고, 야당 의원들은 “사퇴하라”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김 장관은 “늘어나는 유동성이 어떤 나라는 증시로, 어떤 나라는 부동산으로 간다”라며 “유동성 과잉이 미국은 증시과열로 나타나고, 상해 등 몇몇 도시에선 부동산 과열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2008년부터 시작된 금융위기에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겹쳐서 그렇다”라며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과잉 유동성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서 의원은 “부동산 추이를 보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부터 오르고 있다”라며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것과 연계돼 경제 총체적 실패가 생겼고 이를 만회하려 통화량을 늘리지 않았느냐”고 꼬집었다.
그러자 김 장관은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해서 유동성이 늘어났다는 얘긴 제가 자료에서 본 적이 없다”라며 “세계적인 유동성 과잉 현상의 연장선에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스스로 물러날 생각 없느냐?”… “자리 연연 안해, 집값 올라 많은 분들 걱정 끼쳐 죄송하다”
질의자로 나선 윤영석 통합당 의원은 김 장관에게 “스스로 책임지고 물러날 생각이 없느냐”라며 김 장관의 거취 문제를 꺼내들었다.
이에 김 장관은 “저는 절대 자리에 연연하거나 욕심이 있지 않다”고 말했다.
윤 의원이 “‘김현미 장관 말을 안 들었으면 쉽게 몇억을 벌 수 있었다’는 말이 떠돈다”라고 지적하자, 그는 “이런 걱정이 해결되기 위해서는 주택과 관련된 투기 수익이 환수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완비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집값이 올라 젊은 세대와 시장의 많은 분이 걱정하는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이 국회에서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공식 사과한 것은 처음이었다.
윤 의원은 정세균 국무총리에게도 “김 장관에 대해 해임 건의를 할 생각이 있느냐”라고 물었다.
정 총리는 “김 장관은 수요 공급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등 부동산 정상화와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그 일을 잘하도록 뒷받침해주려 한다”고 신임 의사를 재차 밝혔다.
정 총리는 “우리 정부 들어 부동산 대책이 스물 몇번이라고 얘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 이번 대책이 5번째”라며 “어떤 대책을 내놓고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정책을 만드는 것까지 부동산 대책이라고 주장하기는 조금 과도한 얘기”라고 지적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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