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어권 K팝 팬 모임 'Nu'EFF'…다양한 배경의 10∼40대 1천300명 참여
K팝 사랑, 한국문화·한국어 관심으로 이어져…K팝 이해 높이는 활동도
벨기에 K팝 팬들의 커뮤니티 가운데 하나인 'Nu'EFF'(New Established Flemish Fans) 회원들 [소피 판덴브룩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우리 K팝 커뮤니티의 멋진 점은 매우 폭넓고, 누구에게나 열려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매우 다양한 연령대와 배경을 갖고 있어요. 당신이 어디에서 왔고 어떻게 생겼는지는 정말로 중요하지 않답니다."
벨기에 K팝 팬들의 커뮤니티 가운데 하나인 'Nu'EFF'(New Established Flemish Fans)를 이끄는 소피 판덴브룩(29)씨는 23일(현지시간) 이메일 인터뷰에서 구성원들의 면면을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 모임은 벨기에에서도 네덜란드어권인 북부 플랑드르 지역의 K팝 팬들로 구성돼 있다.
"우리 모임에는 여성이 70% 정도를 차지해요. 하지만 남성들도 있답니다. 연령대는 정말 다양해요. 최근에는 많은 어린 소녀들이 더 합류하고 있지만, 그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도 여전히 함께 하고 있어요. 13세에서부터 40대까지 아우르죠."
이 모임은 소피씨가 2015년 친구와 함께 만들었다. 생각이 비슷한 K팝 팬들을 한자리에 모아보자는 생각에서였다.
"이곳에서 K팝 팬들은 자주 자신이 혼자라고 느껴요. 그들은 자신의 신나고 기쁜 감정을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나눌 수 없다고 느끼죠. 우리는 재미있는 만남들을 만들어서 그것을 해결했어요. 소풍을 가거나 그저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들을 통해서요. 중요한 것은 친구가 되고 한국에 대한 우리의 사랑을 통해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이죠."
이러한 과정을 거쳐 이제 이 모임은 거의 1천300명이 참여하는 공동체로 성장했다.
소피씨 역시 오랜 K팝 팬이다. 2009년 그룹 샤이니의 히트곡 '링 딩 동'(Ring Ding Dong)으로 우연히 K팝과 처음 만난 이후 지난 11년간 여러 가수와 그룹의 음악과 함께해왔다. 지금은 드림캐쳐, 레드벨벳, 헤이즈 등을 가장 좋아한다.
한국 음악뿐 아니라 미국, 중국, 일본 등 다양한 음악을 듣는 소피씨에게 K팝은 "내가 즐기는 아름다운 음악 중 하나"이지만, 특히 "완벽한 안무와 컴백 때마다 보여주는 세심한 스타일"을 좋아한다고 했다.
소피씨는 지난해부터는 한국어도 공부하고 있다. 소피씨와 마찬가지로 K팝 팬들의 음악에 대한 사랑은 시간이 지나면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옮겨가곤 한다.
"K팝 팬들은 성장하면서 한국 문화에 더 관심을 기울여 보는 법을 배우고, 거기에는 단지 K팝뿐 아니라 많은 측면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죠."
벨기에 내 또 다른 대표적 한류 동호회인 'K-팝 벨기에 소사이어티'가 매년 개최하는 축제 '한류 웨이브'의 경우 방문자 가운데 60%가 K팝 팬이고, 30%는 K팝 팬은 아니지만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고 소피씨는 설명했다.
벨기에 K팝 팬들의 커뮤니티 가운데 하나인 'Nu'EFF'(New Established Flemish Fans) 회원들 [소피 판덴브룩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더불어 벨기에 내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데 대한 관심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이전에는 한국문화원이나 브뤼셀 인근의 루벤 가톨릭대학에서만 배울 수 있었지만 지난해 저와 제 친구가 열심히 설득한 끝에 안트베르펜 대학의 어학원에서도 한국어를 가르치기 시작했어요. K팝, 한국문화 팬들은 물론 벨기에에 사는 한국인 입양인들의 관심도 큽니다."
하지만, 벨기에를 비롯한 유럽 사회에는 아직 K팝과 그 팬들에 대한 이해 부족과 편견도 존재한다.
"슬프게도, 그러한 편견은 우리의 일상에서 실재하는 부분이에요. 일부 벨기에 매체에서 K팝 팬들을 '집착'(obsessed)하는 사람들로 그리기도 하고, K팝을 '이상한'(weird)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죠. 그들이 듣는 것과 같은 음악이고, 단지 한국어로 돼 있을 뿐인데 말이죠. 자신에게 익숙하지 않은 것들에 얼마나 열려있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소피씨는 K팝 팬 모임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 싸우고 있고, 다른 팬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에게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K팝을 소개하거나 좋은 점을 보여주고, 현지 매체 인터뷰를 통해 대중의 이해를 높이고 균형 있는 인식을 돕는 것이 그러한 노력 가운데 하나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전 세계적인 성공과 영화 '기생충'의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 등은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넓혀 더 많은 사람이 한국에 대해 배우고 경험해보고자 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소피씨는 말했다.
소피씨는 자신에게 K팝은 "우정", 한국문화는 "매혹"이라고 표현했다.
"K팝은 제 삶을 너무나도 많은 새로운 사람들과 연결해줬어요. 그리고 그들은 저를 새로운 경험과 꿈의 길로 이끌었죠. 한국문화는 여전히 제게 발견의 여정이에요. 언제나 놀라움을 주거든요.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늘 편안함을 느껴요. 한국은 제게 두 번째 고향과 같답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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