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7 (금)

이슈 항공사들의 엇갈리는 희비

멈춰선 항공업 재편...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전자신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 계약해지를 공식화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말 시작된 항공업 시장 재편 시계가 멈춰 섰다는 평가다.

이스타항공 자력으로 회생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어 1500여명 임직원이 실직 위기에 처했다. 양사는 책임 소지를 두고 법적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항공은 23일 이스타항공 인수와 관련해 “진술보장의 중요한 위반 미시정 및 거래종결기한 도과로 인해 기체결한 주식매매계약(SPA)을 해제했다”고 공시했다.

M&A는 지난해 12월18일 SPA 체결을 위한 양해각서(MOU)을 맺은지 약 7개월 만에 무산됐다. 이스타항공 미지급금이 1700억원에 달하고 국제선 정상화와 항공수요 회복 시점을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 고려된 것으로 분석된다.

제주항공은 입장 자료를 통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의지와 중재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황에서 인수를 강행하기에는 짊어져야 할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다”며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의 피해에 대한 우려가 큰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최대주주 이스타홀딩스는 수개월간 계약서상 선결조건을 두고 갈등을 이어왔다. 제주항공은 지난 15일까지 체불임금 250억원을 포함한 미지급금 해소를 이스타홀딩스 및 이스타항공에 요구했으나 시한을 넘겼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하면서 지난해 기준 LCC 4위인 이스타항공은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자력 회생을 불가능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스타 측은 계약해지가 부당하다며 법적 공방을 예고했다.

이스타 측은 “제주항공 주장은 주식매매계약서에서 합의한 바와 다르고 계약을 해제할 권한도 없다”면서 “계약 이행을 촉구하며 계약 위반·불이행으로 인한 모든 책임은 제주항공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생존을 위해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6월 이후 양측 경영진을 6차례 만나 입장을 조율한 국토교통부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 국토부는 이스타항공이 고용안정을 위한 플랜B를 발표할 경우 지원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이 플랜B를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선제적으로 지원책을 발표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추진하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HDC현산과 KDB산업은행을 포함한 아시아나항공 채권단 간 협의도 교착 상태다. 지난달 양측이 재협상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지만 아직까지 협상 테이블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