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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이란대사 초치…"워싱턴과 서울, 주종 관계" 발언 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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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1일 외교부로 초치된 싸이드 바담치 샤베스타리 주한 이란대사가 지난 1월 중앙일보와 인터뷰할 당시의 모습.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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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1일 원유 수출 대금을 상환하지 않을 경우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겠다는 이란 외무부 대변인의 발언과 관련해 주한 이란대사를 불러 항의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고경석 아프리카중동국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사이드 바담치 샤베스타리 주한 이란대사를 불러 최근 언론 보도와 관련해 유감을 표명했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당국자가 주한 이란대사를 초치해 부적절한 발언이며 이러한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 측은 양해를 구하고 발언이 이란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님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세예드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이란 타스님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로 한국 시중은행에 동결된 이란산 원유 수출대금과 관련, “한국이 이란의 외교적 노력에도 부채(원유 수출대금)를 돌려주지 않으면 이란이 한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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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예드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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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한국에 동결된 원유 수출대금을 돌려받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법적 절차에 나서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최근 이란 정부 고위 관계자들도 내·외신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부당한 자금 동결을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사비 대변인은 이어 “워싱턴과 서울은 주인과 하인의 관계”라며 “한국이 미국의 일방적인 불법 제재에 복종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미국의 제재를 핑계로 한국의 은행에 동결한 우리의 원유 수출대금을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란이 동결 해제를 요구하는 한국 내 자산은 65억~90억 달러(약 7조8000억~10조8000억원) 규모로, 한국 정유·화학회사가 수입한 이란산 원유의 수출대금이다.

최근 이란은 미국의 압박으로 최대 외화 수입원인 원유 수출길이 막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대외 교역이 어려워져 외화 부족사태를 겪고 있다. 달러 대비 이란 리얄화의 가치는 올해 들어 절반으로 떨어져 현재 사상 최저 수준이다. 이 때문에 이란 정부는 외국에 동결된 자금을 회수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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