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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한국인들, 빚내서 테슬라 투자"…외신도 놀란 원정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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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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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유행에도 불구하고 미국 뉴욕 증시가 '기술주' 아마존·테슬라 열풍에 휩싸였다. 주가 폭등 속에 특히 한국의 개인투자자들이 미국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테슬라 주식을 집중 매수하자 외신들이 한국 내 투자 열기를 주목하고 있다.

테슬라는 올해 들어 주가가 3배 이상 오르고, 지난 3월 '패닉 장세' 대비 5배가량 폭등하면서 최근 한국 내 미국 주식 투자 열풍 한가운데에 서 있다.

22일 '2분기(4~6월) 실적 발표'를 앞둔 21일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날 대비 9.47% 급등해 1주당 1643달러로 거래를 마감했고, 폐장 후 거래에서도 1.25% 추가 상승해 1663.5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를 두고 CNBC의 간판 증시 해설가인 짐 크레이머는 "마이크로소프트·테슬라·아마존 주가가 정말 미쳤다. 내가 살면서 이런 건 처음 본다"고 평가했다. 22일 테슬라가 2분기 흑자를 발표하면 4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해 S&P500지수 편입이 가능해진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을 제외한 해외 움직임을 보면 한국 투자자들이 테슬라 주식에 열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한국 투자자들은 특히 기술주를 중점 매수하는 경향이 있으며 대출을 받아 테슬라 주식을 사 모으기도 한다"면서 "한국인들의 최근 테슬라 주식 매수 금액이 작년 하반기 대비 무려 13배 이상 불어났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한국의 테슬라 열풍을 전하며 '테슬라 오너 클럽'을 언급했다. 테슬라 오너 클럽은 테슬라 자동차 소유자 모임으로 테슬라가 직접 지원하는 커뮤니티다. 미국뿐만 아니라 캐나다와 유럽, 아시아·태평양(한국·일본·대만·중국 등) 지역에 지부가 있다. 엄밀히 말해 주주 모임은 아니지만, 회원들 가운데 테슬라 주식을 보유해 상당한 차익을 얻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내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유튜브 크리에이터인 '카걸'이 테슬라 초기 투자자로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테슬라를 두고 '천슬라'에 이어 '테슬람'이라는 유행어도 나왔다. 천슬라는 투자자들이 테슬라 주가가 1000달러가 넘기를 바라는 희망을 담아 만든 말이지만 주가가 1000달러를 돌파하면서 자취를 감췄다. 테슬람은 '주가 거품 논란'에도 불구하고 테슬라 기업 가치에 대한 신념을 고수하면서 매수에 집중하는 투자자들을 부르는 말이다. 다만 이는 특정 종교에 빗댄 비속어다.

'미국판 청년 개미'로 통하는 로빈 후더들도 테슬라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로빈 후드 주식 거래 데이터를 집계하는 로빈트랙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테슬라 주식을 보유한 로빈 후더는 45만명을 넘어서 50만명에 이른다. '코로나19 패닉 장세'이던 지난 3월 중순 15만명 수준인 것에 비하면 3배가량 늘어난 숫자다.

이 같은 테슬라 투자 열풍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보유량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레피니티브 데이터에 따르면 회사 발행 주식의 75%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경영진, 관계 투자은행·기관이 보유하고 있어 개인투자자들이 25%가량 지분에 투자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테슬라와 함께 가장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인 것은 오는 30일에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21일 거래에서 7.93% 올라 3196.84달러로 마감한 뒤 폐장 후 거래에서도 0.32% 추가 상승해 3207.0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테슬라와 같은 22일에 실적을 발표하는 마이크로소프트도 4.3% 오른 211.60달러에 거래를 마친 뒤 폐장 후 거래에서 0.62% 추가 상승해 212.92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테슬라 주가 급등세가 거품 낀 결과라고 보면서도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기술 기업은 꾸준히 실적을 내며 성장해 온 만큼 이들 기업 위주로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이 현재로선 2000년 닷컴 버블과 다르다면서 시대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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