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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혁진 미국 있는거 다 아는데…외교부 "그가 자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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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를 받던 중 문재인 대통령의 해외순방 일정을 쫓아 출국한 뒤 잠적한 이혁진 전 옵티머스 자산운용 대표가 현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체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외교부는 19일 “관련 총영사관은 이 전 대표의 자수 등이 있어야 본국에 (체류 여부 등을) 보고할 의무가 있다”고 국회에 답변해 “진상규명 의지가 있는지 의문”(정진석 미래통합당 의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70억 원대 횡령과 조세 포탈, 상해, 성범죄 등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이 전 대표는 2018년 3월 22일 베트남으로 출국해 문 대통령의 베트남·아랍에미리트(UAE) 순방 일정을 따라다닌 뒤 모습을 감췄다. 검찰은 그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아 기소 중지했다. 하지만 중앙일보 취재결과 이 전 대표는 현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김치 판매와 배달 사업을 하고 있으며,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측과도 1년 이상 교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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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미래통합당 의원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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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정진석 의원은 이 전 대표의 신병에 대한 총영사관의 인지 시기와 보고 여부를 긴급 현안질의로 물었는데, 외교부는 “국내 언론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주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은 ‘Alex Lee’(미국명)가 이혁진 전 대표이며, 그가 기소중지자인지 알지 못했다”고 답했다.

9일 언론보도 등을 통해 이 전 대표가 기소중지자라는 것을 인지한 이후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이 외교부에 관련 사항을 보고했는지에 대해서도 “보고된 사실이 없다. 통상 해외거주자에 대한 소재파악을 위해서는 수사기관의 수사협조 요청이 외교부에 접수돼야 하나 본건 관련 수사협조 요청이 접수된 바 없다”고 했다.

검찰의 송환 요구 등이 먼저 있어야 외교부도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교부는 “공관은 여권 발급 제한 대상자(기소중지자)의 신청에 따라 여행 증명서를 발급하거나 기소중지자가 공관에 자수신청서를 제출하는 경우에는 이 사실을 본부에 보고해야 한다. 이 전 대표로부터 이런 신청이 없었으므로 공관에서는 실제 신분을 알 수 없었으며, 보고할 요건도 성립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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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혁진(왼쪽) 옵티머스자산운용 전 대표가 지난 9일(현지시간) 새너제이 사무실에서 LA중앙일보 기자에게 2018년 3월 22일 출국 당시 항공 예약자료를 보여주고 있다. [LA중앙일보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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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정 의원은 “해외 도피 중인 이 전 대표가 미국에서 왕성하게 사업까지 하는데 수사당국이 그를 못 잡는 건지 안 잡는 건지 모르겠다”며 “그가 기소중지자인 걸 온 국민이 다 아는 상황인데도 그가 미국에서 자수해야 대한민국에 보고하겠다는 총영사관과 외교부의 답변이 기가 막힌다”고 지적했다.

2012년 총선에서 서울 서초갑 민주통합당(더불어민주당 전신) 후보로 전락 공천됐다 낙선한 이 전 대표는 그해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의 금융정책특보를 지냈다. 여권과 오래전부터 선이 닿아있었던 셈이다. 통합당은 그가 여권 실세들의 도움을 받아 문 대통령의 해외 순방 경로를 따라 해외로 도피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이와 관련해 이 전 대표는 최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해외 도피가 아니다. 문 대통령과 함께 간 최종구 금융위원장을 만나야 강탈당한 옵티머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해 쫓아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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