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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故박원순 시장 성추행 의혹

"성추행 증거 제시해"…박원순 피해자, 2차 가해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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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피해자 향한 2차 가해 계속

피해자 변호인 비방하기도

"우리 사회 흑백논리가 강한 탓"

"변호인 악의적 비방도 2차 가해"

아시아경제

지난 13일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서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 변호사가 박원순 시장이 고소인 A씨에게 보낸 비밀대화방 초대 문자를 공개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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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고소한 비서에 대한 온라인상 2차 가해 행위가 도를 넘은 양상이다. 피해자 법률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에 대한 악의적인 비방도 속출하고 있다.


18일 친여 성향 커뮤니티에는 전날 "고소인이 피해자 신분으로 되는 방법"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증거 있다며? 입은 닫고 증거는 열어라"라고 말했다. 이어 "시간 끌지 말고, 전 국민이 보고 있으니"라며 고 박 전 시장의 피해자가 성추행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시간만 끌고있다고 비판했다. 피해자로 인정받고 싶으면 고 박 전 시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증거를 제시라는 취지다.


또 다른 진보성향 커뮤니티에도 "고소인은 멀쩡한 국민들을 이상하게 만들지 마시고 피해여부를 소상히 밝혀 박원순 시장에 대한 동정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고소인이 피해를 더 입으려면 박원순 시장이 나쁜 사람이라는 증거를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같은 게시글은 대부분 피해자에게 고 박 전 시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증거를 제시하라는 내용으로 2차 피해에 해당된다. 2차 가해에 대한 비판이 높고 이와 관련해 피해자가 지난 13일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음에도 근절되지 않는 것이다.


또 2차 가해는 김 변호사와 그 주변인에 대해서도 이어졌다. 피해자의 변호사에 대한 '신상털이'를 비롯해 고 박 전 시장을 고소한 것이 김 변호사의 '기획'이라는 음모론까지 제기됐다.


한 누리꾼은 김 변호사가 지난 13일 고 박 전 시장의 영결식 직후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공개하지 않아도 될 A씨의 신상을 공개했다며 그가 오히려 피해여성에 대한 2차 가해를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변호사를 '고인의 발인날 굳이 기자회견을 잡는 패륜 변호사', '위안부 할머니께 돈 받고 화해하자고 수작질한 여자' 등으로 지칭하기도 했다. 김 변호사가 일본의 위로금 10억엔(약 112억원)으로 설립된 위안부화해치유재단 이사로 활동한 사실을 문제삼은 것이다. 해당 게시글에는 '김재련은 503 정권의 공작 담당 XXX라고 생각한다'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김 변호사의 과거 행적은 물론 그의 남편의 이력까지 공개하며 신상털이에 나서기도 했다. 김 변호사의 남편이 박근혜 정부 시절 한 언론사의 고위직을 역임했다는 이유로 김 변호사가 고소를 계획했다는 음모론을 제기한 것이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우리사회는 과거부터 흑백논리 강했다"면서 "이러한 공격은 자신과 반대되는 이들에 대한 반작용이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피해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와 관련 있는 자에 대한 악의적 비방도 2차 가해에 해당한다"면서 "명예훼손 등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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