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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단독] "최숙현 선수는 2번째 희생양"...철인3종협회 잇단 책임 회피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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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 최숙현 선수 사망과 관련해 관계 기관들이 보인 공통된 특징은 문제를 덮으려고 하는 책임 회피입니다.

특히, 철인 3종 협회는 다른 사망 사건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는데요.

지난해 한강에서 열린 철인3종경기 대회에서 참가자 1명 물에 휩쓸려 숨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경찰은 대회를 개최한 철인3종협회에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했는데 협회는 고인의 심장마비가 의심된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입니다.

억울하게 생을 마감한 고 최숙현 선수 사건까지, 무책임으로 일관하는 협회의 대처에 내부에서도 반발이 나오고 있습니다.

양시창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철인3종경기 대회 참가자들이 잇따라 한강에 뛰어듭니다.

일부 엘리트 선수와 동호인 등 천3백여 명이 참가한 대규모 대회였는데, 결과는 비극이었습니다.

출전한 30대 동호인 남성 한 명이 물살에 휩쓸려 목숨을 잃은 겁니다.

제 뒤로 보이는 월드컵대교 하단부가 사고가 발생한 지점입니다.

서해의 만조 시간이 겹치면서 한강 유속이 급격하게 빨라졌는데, 대회를 주관한 철인3종협회가 이를 알고도 경기를 강행하면서 인명사고로 이어졌습니다.

당시 강물에 뛰어든 참가자 4분의 1에 달하는 100여 명이 구조를 요청할 정도로 현장은 아수라장이었습니다.

다른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은 게 다행일 정도였습니다.

[이 모 씨 / 대회 참가자 : 수영할 수 없으면 손을 들라고 했는데 갑자기 수많은 사람이 손을 동시에 들었어요. 누구를 구조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 됐고, 다들 거기서 정체되면서 사람들이 뒤엉키는….]

협회를 엄벌해달라는 국민 청원이 등장했고, 경찰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협회 사무처장과 부장 등 실무자 3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상황.

하지만 10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협회는 관계자들에 대한 징계는커녕 책임회피에 급급한 모습입니다.

지난 2월 협회의 대의원회의록을 보면 물살에 휩쓸려 사망한 고인의 사인이 심장마비로 의심된다는 법률 대리인의 발언이 적혀있습니다.

당시 회의에 참가한 관계자는 협회가 과실 책임을 줄이기 위해 망자의 건강문제가 사망의 주된 원인인 것처럼 끌고 가려는 분위기였다고 전했습니다.

사방에 도움을 요청하고도 스스로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었던 고 최숙현 선수까지, 최근 1년 사이 철인3종협회에서 발생한 희생자는 2명.

상황은 다르지만, 희생자에 대해 '나 몰라라'로 일관하는 협회의 무책임한 대처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협회 내부에서도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YTN 양시창[ysc0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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