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들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선고 공판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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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대법원의 판결을 비꼬는 글들이 다수 올라왔다. 한 당원은 ‘국어의 재정립’이란 제목으로 “거짓말=표현의 자유. 특히 공직자는 더욱 거짓말을 잘해도 된다”고 썼다. “앞으로 공직선거에 출마하시는 모든 공직자분들은 마음껏 거짓말하시길. 왜냐하면 표현의 자유거든요”라고 적은 이도 있었다.
한 당원은 “도대체 이재명 카르텔은 어디까지인 거냐”며 “좌적폐 XX들아, 이런 게 니들이 말하는 사법정의냐”라고 적었다. 또 다른 당원은 “이재명 대법 판결 보고 더 이상은 못 버티겠다”며 “탈당한다”고 썼다.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노골적으로 표현하는 이들도 있었다. “‘즉흥적인 거짓말은 처벌할 수 없다’ 대법원장이 저런 말장난을 하다니 사법부 수준이 의심스럽다”라거나, 민유숙 대법관이 이 지사와 사법연수원 18기 동기인 점을 들며 “법리가 아닌 인맥과 전관 재판”이라고 주장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16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친형 강제입원'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는 이재명 경기지사 상고심 판결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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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당원은 “최민희(전 민주당 의원)는 이제 헌법소원해라. 무조건 구제된다”라고도 했다. 최 전 의원은 지난 20대 총선 당시 TV 토론회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선거법 위반)로 2018년 7월 대법원에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아 피선거권을 5년간 박탈당한 상태다.
이 같은 친문 당원들의 반응은 “선거법상 허위사실도 적극적 허위사실과 소극적 허위사실이 있다는 것을 이번 이재명 대법원 판결에서 처음 알았다. 앞으로 소극적 거짓말은 거짓말이 아니라는 말이 널리 유행할 것”이라는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논리와 비슷했다.
또 다른 당원은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이 지사보다 앞서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이낙연 민주당 의원을 언급하며 “이재명 무죄 받는 거 연연할 바에 차기 당 대표 이낙연 전 총리님 업적과 왜 당 대표가 되어야 하냐에 집중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썼다. 이낙연이라는 차기 권력을 중심으로 친문이 결집하자는 호소였다.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2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고 대법원의 원심 파기환송으로 지사직을 유지하게 된 이재명 경기지사가 1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마치고 도청으로 다시 들어가고 있다. 김상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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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일부 당원들은 “여기가 무슨 더불어문재인당도 아니고 무슨 큰일이라도 난 것처럼”이라며 “우상화하는 것은 좋은데 좀 적당히 합시다”라고 반박했다. 또 다른 당원은 “이재명 지사직 날라갔으면 보궐(선거)이 위태로워진다”며 “민주당에 조금이나마 애정이 있으면 여기서 멈추라”는 반론을 제시했다.
이 지사 지지자로 추정되는 이들은 “더욱 시원한 도정활동 부탁드린다” “좀 더 강하고 속도감 있는 도정 운영 당부드린다” 등 응원의 글을 올렸다. 친문의 격한 반응에 대해선 ‘똥파리’라고 표현하며 “그냥 놔두시니까 점점 더럽고 시끄러워지니 법적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의 팬카페인 ‘재명투게더’에는 “사필귀정이다” “당연한 것도 감사해야 하는 것이 화가 나지만 그래도 감사하다” 등의 반응이 올라왔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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