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15일) 뉴스 시작하면서 부동산 소식 전해드린 대로, 쏟아지는 정부 대책에도 시장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올해 서울에서 가장 많이 아파트를 사들인 세대인 30대를 분석해봤습니다. 영혼까지 끌어모아서 대출을 받는다는 그들은 왜 아파트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인지, 또 자산 상황은 어떻고 위험하지는 않은 것인지 오늘부터 이틀 동안 전해드리겠습니다.
권영인 기자, 배정훈 기자, 손형안 기자가 준비한 내용, 차례로 보시겠습니다.
<권영인 기자>
여기 서울이라는 이름의 아파트가 있습니다.
전국이라는 이름의 아파트도 있습니다.
전국에서는 40대가 가장 많았고, 이어서 30, 50대 순이었지만 서울은 달랐습니다.
지난해부터 30, 40대가 엎치락뒤치락했는데, 올해는 30대가 40대를 제치고 서울의 아파트를 가장 많이 사들였습니다.
올해 서울 아파트의 새 주인 10명 중 3명이 30대.
[함승우/30대, 서울 아파트 구매자 : 경기하고 상관없이 (서울) 집값은 떨어진 건 거의 없고 계속 올랐고요, 서울은 일자리도 가깝고 교통편이 편하니까 무조건 서울에 구하려고 했죠.]
대출도 30대가 많았습니다.
지난 3년간 주택담보대출은 모두 288조 원인데 30대가 103조, 36%를 차지했습니다.
빚이 늘어난 속도도 제일 빨라서 30대의 담보대출 규모는 이 추세라면 올해 말, 2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어납니다.
<배정훈 기자>
2020년, 어느 세대보다 열심히 부동산 시장에 뛰어든 30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대출은 집값의 60% 정도 받았고요. 원래는 제가 직장이 서울이라 서울 근처로 가고 싶었는데, 그 집값을 감당하기에는 너무 비쌌고….]
2억 가까이 빚을 내 낡고 작은 아파트에서 살고 있지만 아파트 가격이 올라 후회하지 않습니다.
34살 오혜림 씨는 올해 신혼집을 사면서 대출은 물론 적금에 퇴직금까지 모조리 털어 넣었습니다.
[오혜림/김포 거주 신혼부부 : 일단은 적금 다 털고요. 대출이 70% 나왔고, 저 같은 경우는 퇴직금까지 다, 모조리 다 털었어요.]
30대들은 정말 영혼까지 끌어서 부동산을 사고 있을까.
지난 2012년에 비해 7년 만에 30대의 부동산 자산은 60% 가까이 늘었습니다.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빠른 속도입니다.
그럼, 30대는 이 투자금을 어디서 구했을까?
2012년 30대 가구주가 지고 있던 빚이 4천400여만 원이었는데, 2019년 8천900여만 원으로 2배 넘게 늘었습니다.
담보대출은 2.2배 늘었습니다.
30대 가구주의 자산 대비 부채 비중은 7년 동안 40대나 50대보다 훨씬 더 빨리 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대기업 신입사원 연봉은 15%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30대의 소득은 크게 늘지 않아 그만큼 부채 부담이 더 커졌다는 뜻입니다.
[김성달/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 : 이런 불안감에 더 30대 (주택 구매가) 가능한 분들이 '영끌'까지 해서 내 집 마련을 무리하게 하려는 분들이 계시는 거지요. 집값 대비 부채를 너무 과하게 가져갈 경우 그건 나중에 나라 경제에도 안 좋고….]
<손형안 기자>
30대는 왜 서울 아파트에 몰린 것일까요?
[30대 서울 아파트 구매자 : 주변에 보면 수익이 많이 나고, 서울 아파트값은 떨어지지 않는다는 그런 인식이 있잖아요? 어차피 손해는 안 볼 거 같고.]
30대는 대체로 2010년 이후 사회에 진출했습니다.
2010년 이후, 서울 아파트값은 큰 폭의 하락 없이 우상향했습니다.
1998년 IMF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처럼 아파트값이 크게 떨어지거나 대출 이자가 치솟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더 과감한 것입니다.
[심교언/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 (30대들이) 거의 전문가 수준을 넘어서는. 특정 지역에 대해선 동·호수가 아니고 대출이 어떻게 되는지, 이런 것들도 다 조사를 합니다.]
서울 아파트를 가진 40~50대, 혹은 먼저 아파트를 산 동료들이 돈 버는 것을 지켜본 학습효과도 큽니다.
[30대 서울 아파트 구매자 : 불과 저보다 2-3년 전에 먼저 결단을 내린 사람들과 이미 저랑 1억 이상의 갭이 벌어져 있고.]
여기에 최근 급격한 부동산 가격 상승은 지금 못 사면 영원히 사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줬습니다.
[임재만/세종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 우리 부모 세대들이 그렇게 집을 사서 자산을 축적해왔던 경험이 그 자식, 자손들에게도 연결된다고도 생각을 하고….]
30대들은 본격적인 '아파트 키즈'로도 불립니다.
[박원갑/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 도심 콘크리트에서 자랐으니까. 나(30대)는 (아파트가) 부동산의 전부인 줄 알고. 그러다 보니까, 아파트 편식 현상들이 과거 세대보다 조금 강합니다.]
평생직장이 사라지고 앞선 세대보다 직업 안정성이 더 떨어진 30대들이 노후에 대한 불안감을 아파트라는 안전자산 구매로 줄이려는 것이 이른바 '영끌' 투자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 영상편집 : 원형희·황지영, CG : 최재영·이예정, VJ : 정한욱·정영삼)
권영인, 배정훈, 손형안 기자(k022@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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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5일) 뉴스 시작하면서 부동산 소식 전해드린 대로, 쏟아지는 정부 대책에도 시장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올해 서울에서 가장 많이 아파트를 사들인 세대인 30대를 분석해봤습니다. 영혼까지 끌어모아서 대출을 받는다는 그들은 왜 아파트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인지, 또 자산 상황은 어떻고 위험하지는 않은 것인지 오늘부터 이틀 동안 전해드리겠습니다.
권영인 기자, 배정훈 기자, 손형안 기자가 준비한 내용, 차례로 보시겠습니다.
<권영인 기자>
여기 서울이라는 이름의 아파트가 있습니다.
전국이라는 이름의 아파트도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5월까지 이 아파트의 새 주인이 누군지 세대별로 알아봤습니다.
전국에서는 40대가 가장 많았고, 이어서 30, 50대 순이었지만 서울은 달랐습니다.
지난해부터 30, 40대가 엎치락뒤치락했는데, 올해는 30대가 40대를 제치고 서울의 아파트를 가장 많이 사들였습니다.
올해 서울 아파트의 새 주인 10명 중 3명이 30대.
경기도만 해도 40대 매수자가 가장 많지만, 유독 서울 아파트에 30대들이 몰린 것입니다.
[함승우/30대, 서울 아파트 구매자 : 경기하고 상관없이 (서울) 집값은 떨어진 건 거의 없고 계속 올랐고요, 서울은 일자리도 가깝고 교통편이 편하니까 무조건 서울에 구하려고 했죠.]
대출도 30대가 많았습니다.
지난 3년간 주택담보대출은 모두 288조 원인데 30대가 103조, 36%를 차지했습니다.
두 번째로 많았던 40대보다 20% 더 많았습니다.
빚이 늘어난 속도도 제일 빨라서 30대의 담보대출 규모는 이 추세라면 올해 말, 2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어납니다.
<배정훈 기자>
2020년, 어느 세대보다 열심히 부동산 시장에 뛰어든 30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38살 김혜정 씨, 2년 전 결혼해 경기도 안양의 아파트를 샀습니다.
[대출은 집값의 60% 정도 받았고요. 원래는 제가 직장이 서울이라 서울 근처로 가고 싶었는데, 그 집값을 감당하기에는 너무 비쌌고….]
2억 가까이 빚을 내 낡고 작은 아파트에서 살고 있지만 아파트 가격이 올라 후회하지 않습니다.
34살 오혜림 씨는 올해 신혼집을 사면서 대출은 물론 적금에 퇴직금까지 모조리 털어 넣었습니다.
[오혜림/김포 거주 신혼부부 : 일단은 적금 다 털고요. 대출이 70% 나왔고, 저 같은 경우는 퇴직금까지 다, 모조리 다 털었어요.]
30대들은 정말 영혼까지 끌어서 부동산을 사고 있을까.
지난 2012년에 비해 7년 만에 30대의 부동산 자산은 60% 가까이 늘었습니다.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빠른 속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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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30대는 이 투자금을 어디서 구했을까?
2012년 30대 가구주가 지고 있던 빚이 4천400여만 원이었는데, 2019년 8천900여만 원으로 2배 넘게 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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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보대출은 2.2배 늘었습니다.
30대 가구주의 자산 대비 부채 비중은 7년 동안 40대나 50대보다 훨씬 더 빨리 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대기업 신입사원 연봉은 15%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30대의 소득은 크게 늘지 않아 그만큼 부채 부담이 더 커졌다는 뜻입니다.
[김성달/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 : 이런 불안감에 더 30대 (주택 구매가) 가능한 분들이 '영끌'까지 해서 내 집 마련을 무리하게 하려는 분들이 계시는 거지요. 집값 대비 부채를 너무 과하게 가져갈 경우 그건 나중에 나라 경제에도 안 좋고….]
<손형안 기자>
30대는 왜 서울 아파트에 몰린 것일까요?
[30대 서울 아파트 구매자 : 주변에 보면 수익이 많이 나고, 서울 아파트값은 떨어지지 않는다는 그런 인식이 있잖아요? 어차피 손해는 안 볼 거 같고.]
30대는 대체로 2010년 이후 사회에 진출했습니다.
2010년 이후, 서울 아파트값은 큰 폭의 하락 없이 우상향했습니다.
1998년 IMF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처럼 아파트값이 크게 떨어지거나 대출 이자가 치솟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더 과감한 것입니다.
[심교언/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 (30대들이) 거의 전문가 수준을 넘어서는. 특정 지역에 대해선 동·호수가 아니고 대출이 어떻게 되는지, 이런 것들도 다 조사를 합니다.]
서울 아파트를 가진 40~50대, 혹은 먼저 아파트를 산 동료들이 돈 버는 것을 지켜본 학습효과도 큽니다.
[30대 서울 아파트 구매자 : 불과 저보다 2-3년 전에 먼저 결단을 내린 사람들과 이미 저랑 1억 이상의 갭이 벌어져 있고.]
여기에 최근 급격한 부동산 가격 상승은 지금 못 사면 영원히 사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줬습니다.
[임재만/세종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 우리 부모 세대들이 그렇게 집을 사서 자산을 축적해왔던 경험이 그 자식, 자손들에게도 연결된다고도 생각을 하고….]
30대들은 본격적인 '아파트 키즈'로도 불립니다.
[박원갑/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 도심 콘크리트에서 자랐으니까. 나(30대)는 (아파트가) 부동산의 전부인 줄 알고. 그러다 보니까, 아파트 편식 현상들이 과거 세대보다 조금 강합니다.]
평생직장이 사라지고 앞선 세대보다 직업 안정성이 더 떨어진 30대들이 노후에 대한 불안감을 아파트라는 안전자산 구매로 줄이려는 것이 이른바 '영끌' 투자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 영상편집 : 원형희·황지영, CG : 최재영·이예정, VJ : 정한욱·정영삼)
권영인, 배정훈, 손형안 기자(k022@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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