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법원 선고가 내일(16일) 결정됩니다. 2심에선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 원이 선고된 상황인데요. 과연 내일 선고 결과는 어떨까요? 지금 정치권에서도 많이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을 최수연 반장이 정리해봤습니다.
[기자]
▶ 영화 '레미제라블'
내일이 바로 심판의 날
내일이면 우리는 주의 뜻을 알게 되겠지
하루가 더 지나면, 오늘이 지나면
내일이면!
영화 레미제라블의 한 장면입니다. 등장인물들이 저마다 운명의 날을 앞두고 비장하게 부르는 노래입니다. 영화와 상황은 다르지만, 이렇게 운명의 갈림길에 서 있는 인물이 있습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내일 '운명의 날'을 맞게 됩니다. 대법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최종 선고를 내리는데요. 과연 경기지사직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박탈당할 것인가 내일 오후 두 시, 그러니까 약 스무 시간 후에 결정됩니다. 아무래도 최근 여러 악재가 겹친 여권에서는 '하필 이 시기에 선고일이 잡혔나' 여러 해석과 걱정이 나오고 있고요. 여야 모두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송기헌/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박경수의 아침저널' / 어제) :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려봐야죠. 저희들이 예상할 수는 없고요. 예상한다는 말씀을 드리는 자체도 또 오해를 일으킬 수 있고요.]
[유의동/미래통합당 의원 (BBS '박경수의 아침저널') : 도지사의 자리를 단순하게 당리당략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서 저희의 바람을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내일 결과에 따라 정치 운명 어떻게 달라질까요? 원심확정, 그러니까 유죄가 나올 경우 지사직 상실은 물론 선거에 출마할 권리가 5년간 박탈됩니다.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지사 입장에서 큰 타격이죠. 돈 문제도 만만치 않습니다. 30억이 넘는 선거 보전비용도 반납해야 합니다. 여기에 부산과 서울에 이어 3개 단체장이 모두 공석이 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는 겁니다. 반대로 파기환송, 그러니까 무죄 취지가 나온다면 이 지사, 이를 발판으로 대선 가도 그대로 직진할 듯합니다. 최근 각종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낙연 후보를 바짝 따라붙고 있었는데, 힘을 받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이 지사가 이런 운명을 기다리게 된 건 바로 이 말 때문입니다. 잠깐 2018년으로 올라가 볼까요.
[이재명/당시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2018년 6월 / 화면제공: MBC) : 우리 김영환 후보께서는 저보고 '정신병원에 형님을 입원시키려 했다', 이런 주장을 하고 싶으신 거 같은데, 사실이 아닙니다. (어머니가) 정신질환이 있는 것 같으니, 확인을 해보자고 해서 진단을 요청한 일이 있습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토론회인데 당시 이재명 후보가 친형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 했다는 의혹을 부인하는 표현입니다. 그러니까 억지로 입원시킨 게 아니라도 관여한 게 있는데 사실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는 내용입니다. 1심에선 무죄였지만 2심에선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내일 전원합의체에서 결정을 하는데, 대법관 13명 중 7명 이상이 동의한 다수 의견이 결정됩니다. 단 한 명의 선택 차이로도 결정이 달라질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내일 선고는 TV로 생중계될 예정입니다. 그 시간쯤 많이들 유튜브나 TV를 보고 계실 것 같은데요. 말 그대로 전 국민이 생생하게 보는 가운데 운명이 결정 나는 셈이죠. 그런데 우리 이런 생중계 본 기억이 있습니다.
[김명수/대법원장 (지난해 8월) : 피고인 박근혜, 상고인 검사 사건입니다. 원심판결 중 유무죄 부분을 포함하여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가 생중계되는 건 2019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처음이자 역사상 두 번째입니다. 대법원은 국민적인 관심사가 큰 사안에 대해서는 자체적으로 생중계 결정을 하는데요. 이번에도 역시 엄중한 사안이라고 판단해서 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걸 좋은 소식이라고 해야 할지, 대법원 선고 앞두고 이 지사는 '직무수행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리얼미터'가 전국 시도지사의 직무수행평가 조사를 한 내용입니다. 이 지사가 '잘한다'는 긍정 평가 지지율이 71.2%입니다. 첫 1위를 기록했다고 하는데요. 사실 취임 첫 달엔 29.2%로 전국 꼴찌였습니다. 2년 만에 1위로 올라간 겁니다. 코로나19 사태 때 신천지 시설을 대거 공개하고 선제 조치를 잘했다는 분석들이 나옵니다.
[이재명/경기지사 (2월 24일) : 신천지교회 집회 금지를 명합니다. 다시 한번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경기도 내 신도 명단 제공을 강력하게 요청합니다.]
혐의 특성상 예측하기 어려운 내일 선고. 정치권도 긴장 상태고 대법원의 고심도 깊을 것 같습니다.
'탈당하겠다', '지지를 철회하겠다' 정의당이 때아닌 탈당 러시를 맞고 있습니다. 수백 명이 탈당했다는 얘기가 나오는 가운데, 반대로 '#탈당_거부' 운동도 맞붙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거냐면 앞서 류호정, 장혜영 의원이 박원순 전 시장의 조문을 거부하면서 한 차례 탈당 사태가 있었는데요. 어제 심상정 대표가 일단 사과를 하긴 했지만,
[심상정/정의당 대표 (어제) : 두 의원의 메시지가 유족분들과 시민들의 추모의 감정에 상처를 드렸다면, 대표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하지만, 후폭풍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박원석/정의당 정책위의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저는 뭐 그 사과라는 표현은 꼭 적절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표가 나서서 두 의원의 의견을 억압하는 식으로 사과를 하느냐. 또 이런 반발이 이어졌어요.]
당내에선 정의당 정체성, 그러니까 진보 가치에 어긋나는 거 아니냐 이런 주장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저희가 당원 게시판 들어가 보니까 이번엔 류 의원에 대한 '당원소환' 요구까지 올라와 있습니다. '당원소환'은 당의 권위와 명예를 실추시킨 경우 당사자에게 사퇴를 요구하고 출당까지 할 수 있는 조치입니다. 글을 보면 한 당원이 "당원들이 갈라지고 있으며 이런 상황을 만든 건 류호정 의원"이라며 "원내 활동을 수행할 자질이 없다" 비판을 했고요. 반면 '약자 편에 선 것이다', '이게 왜 소환이냐' 반박 글도 줄을 잇고 있습니다.
장혜영 의원 페이스북 댓글도 보면 정말 치열한 찬반 격론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소신 발언을 응원한다'부터 '지지 철회한다' 등 또 입에 담기 어려운 말들도 많았습니다. 소속의원이 6명인 군소정당인데 그 안에서도 목소리가 나뉘면서 내분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갑자기 '당원 탈당'이라는 악재를 만난 정의당, 정체성 논란까지 불거진 위기인데, 앞으로 풀어갈 과제가 많아 보입니다.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내일 이재명 '운명' 결정에 여권 긴장…판결은 '전 국민 앞 TV 생중계' > 입니다.
최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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