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니어재단 시사포럼에 주제강연을 위해 참석한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자기 집에서 따뜻한 빵을 먹을 권리`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송민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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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을 두고 "부동산 세금제도는 누더기가 됐지만 투기꾼들은 금방 적응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보면 부동산 대책은 집값만 올려왔다"고 비판했다. 기본소득을 두고는 "특정 계층에 일정액 이상을 주는 등 어느 범위 내에서 가능한지 논의하자"며 광의의 기본소득을 주장한 것이 아니라며 한 발 물러섰다.
1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니어재단(이사장 정덕구)이 진행한 '기본소득제와 주거·부동산 정책' 세미나에 참가한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정부 부동산 대책이 잘못됐으며 신혼부부와 청년에게 장기 주택담보대출(모기지)를 도입하고 부동산 분양을 후분양제로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세금은 부과받으면 멈칫하지만 투기하는 사람들은 일시적 충격 준다고 크게 영향받지 않는다"며 "중장기적으로 보면 결국 부동산정책은 부동산 시세만 올려온 것이 부동산 정책의 역사"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7·10 대책으로 22번째 부동산 관련 대책을 내놓으며 강력한 세금부과책을 뽑아들었지만, 정작 집값 안정이라는 목표는 달성하기 어려우리라는 전망이다.
14일 열린 니어재단 시사포럼에서 기본소득과 정부 부동산 정책에 관한 토론이 벌어졌다. 사회를 맡은 서상목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송민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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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이어 "근본적으로 세금을 부과해서는 투기를 막을 수 없다. 반대로 말하면 세금만 내면 투기해도 좋다는 것이냐"고 되물으며, "코로나 이전부터 팽창해온 통화량에 더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발생한 저금리 정책을 맞아 돈 가진 사람이 현금 대신 실물 투자에 나선 것"이라고 원인을 짚었다.
자신이 생각하는 부동산 대책에 관해 김 위원장은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할 세입자는 신혼부부와 청년들"이라며 "청년 장기 모기지(주택담보대출)를 운용하고, 부동산 선분양제를 고쳐 완제품을 만든 다음에야 팔도록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본인이 화두로 제시한 기본소득을 두고는 한 발 물러서는 모양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전 국민 상대로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것 외에 특정 계층에만 일정액으로 기본소득을 시행하는 방안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저소득층이나 소득이 없는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제도에 관한 토론을 계속하자는 것"이라며 한 발 물러서는 태도를 보였다.
기본소득은 일반적으로 모든 국민에게 정해진 금액을 정해진 시기마다 일괄적으로 지급하는 복지제도를 의미한다. 이를 두고 기존 복지정책보다 재분배 효과가 낮으며, 여기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비판이 보수진영 내에서도 빗발치자 계층에 따라 차등을 두는 방식이 가능하다며 주장을 돌린 것이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차흥봉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한 명당 50만원씩 기본소득을 주려면 300~400조원이 필요한데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20%에 달한다. 재정 조달이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부동산 정책을 두고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내놓은 토지거래허가제는 나치 독일 이후 시행한 사례가 전무한 제도인데 이런 제도까지 써야했는지 부정적"이라며 "선진국이 공급을 늘려서 집값을 잡은 것을 참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도 "중요한 것은 젊은층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과 기회의 사다리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이번 정부 정책이 지나치게 시장에 역행하다 이들의 행복권마저 짓밟히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송민근 기자 /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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