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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피소 몰랐다는 서울시, 정보유출 부인 靑·警…檢 수사로 규명해야 [일상톡톡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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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늦어도 9일 오전 피소 사실 파악했다는 정황 드러나 / 관련 기관들 모두 '알린 적 전혀 없다'고 주장 / 검찰 수사 외 진실 밝힐 방법 없어 / 부적절한 정보 유출 발생했을 개연성 시사하는 뚜렷한 정황 속속 나와 / 이를 규명하기 위한 수사, 진상조사 이뤄질 가능성 / 고소장 접수된 8일 오후부터 휴대전화 신호가 끊긴 9일 오후까지 통화내역이 의혹 규명하는 중요 열쇠가 될 듯

세계일보

13일 서울 은평구 소재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열린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 취재진이 몰려있다. 연합뉴스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에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사실을 알았던 정황이 드러났음에도 관계 기관은 ”알려준 적 없다”, “아예 몰랐다”고 반박함에 따라 사태의 양상이 ‘진실 게임’으로 번지고 있다.

박 시장을 상대로 한 전 비서의 성추행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청와대에는 보고했으나 서울시나 박 시장에게 알린 적은 없다”고, 보고 받은 청와대는 “(박 시장에게) 관련 내용을 통보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각각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는 “언론 보도 전 피소 사실을 아예 몰랐다”는 입장이다.

◆갑자기 극단적 선택할 다른 이유 찾기 어려워…9일 성추행 피소 사실 이미 알고 있었던 듯

박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지난 9일 새벽까지 전 비서는 경찰에서 1차 진술 조사를 진행했다.

박 시장이 성추행 피소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는 배경에는 그가 급작스럽게 극단적 선택을 할 다른 이유를 찾기 어렵다는 데서 비롯된다.

전 비서의 고소장은 지난 8일 오후 4시30분쯤 서울경찰청에 접수됐으며, 고소인이 9일 오전 2시30분까지 1차 진술조사를 받았다는 게 13일 기자회견에서 고소인의 법률 대리인인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 변호사가 밝힌 내용이다.

따라서 박 시장이 피소 사실을 파악했다면 그 시점은 고소장이 접수된 8일 오후와 일정을 취소하고 관사를 나선 9일 오전 사이로 좁혀진다.

쟁점은 그렇다면 박 시장이 피소 사실을 언제 어떤 경로로 알게 됐느냐는 데 있다. 아직 어떤 기관도 시인하지 않고 있으나 어딘가에서 부적절한 정보 유출이 이뤄졌을 개연성이 짙다.

◆박 시장, 피소 사실 언제 어떤 경로로 알게 됐을까?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이날 서울 은평구 소재 ‘한국여성의전화’에서 고소인 측 변호인 등과 함께한 기자회견에서 “고소와 동시에 피고소인(박 시장)에게 수사 상황이 전달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시장의 지위에 있는 사람에게는 본격적 수사 시작되기도 전에 증거인멸의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을 우리는 목도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누가 국가 시스템을 믿고 위력에 의한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고소할 수 있겠느냐”라고 물었다.

이 같은 의혹 제기를 받은 곳은 야당이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성추행 고소 사건의) 수사 상황이 ‘상부’로 보고되고, 이를 거쳐 피고소인(박 시장)에게 바로 전달된 흔적이 있다”며 경찰 수뇌부나 청와대를 통해 박 시장에게 피소 사실이 전달됐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아울러 “사실이라면 공무상 비밀누설일 뿐만 아니라 범죄를 덮기 위한 증거인멸 교사 등 형사적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어딘가에서 ‘부적절한’ 정보유출 이뤄졌을 개연성 짙어…경찰·청와대·서울시 극구 부인

정보유출 의혹에 대해 경찰과 청와대는 극구 부인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서울시와 직접적인 접점이 없기 때문에 그런 의혹은 난센스”라고 반박했다.

보통 거물급 피의자에 대해서는 수사가 어느 정도 이뤄진 뒤 소환해야 할 때 비로소 당사자에게 피소 사실을 알린다는 게 경찰 측 설명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공지 메시지에서 “청와대는 (박 시장에게) 관련 내용을 통보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지난 8일 저녁 경찰로부터 고소를 당했다는 보고를 받았으나, 박 시장 측에 통보한 적은 없다는 게 청와대 측 전언이다.

박 시장이 피소 사실은 지난 8∼9일에야 알게 되었더라도, 그 전부터 전 비서가 성추행 의혹을 제기하려고 한다는 움직임이 있었던 만큼 서울시 등을 통해 경찰 쪽에서 정보를 알아낼 수 있는 독자 ‘루트’를 개척했을 수도 있다.

김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피해자는 지속적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호소했다”며 “(박 시장의) 성적 괴롭힘에 대해 비서관에게 부서를 옮겨 달라고 요청하면서 언급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이 소장도 “피해자는 서울시 내부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시장은 그럴 사람이 아니다’라며 시장의 단순한 실수로 받아들이라고 하거나 ‘비서 업무는 시장 심기 보좌하는 역할이자 노동’이라며 피해를 사소하게 만들어 더이상 말할 수조차 없는 상황이었다”고 폭로한 바 있다.

다만 서울시는 “인권담당관이나 여성가족정책과 등 공식 창구로는 관련 사항이 신고로 접수되지 않았고, 박 시장의 피소 사실은 9일 잠적한 뒤 언론 보도를 보고서야 파악했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서울시 "박 시장 그럴 사람 아니다"…피해자 측 "주변에 도움 요청했지만 거절당해"

일각에서는 검찰 수사를 통한 진상조사 외에는 진실을 규명할 방법이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성추행 사건 자체는 피고소인인 박 시장이 숨져 ‘공소권 없음’으로 마무리될 수밖에 없게 됐으나, 부적절한 정보 유출이 발생했을 개연성을 강하게 시사하는 정황이 뚜렷해짐에 따라 이를 규명하기 위한 수사나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를 앞으로 야당이나 여성 등 시민단체을 중심으로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검찰 등이 수사에 나선다면 고소장이 접수된 지난 8일 오후부터 박 시장의 휴대전화 신호가 끊긴 9일 오후까지 통화 명세가 의혹 규명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과 마지막으로 통화한 상대는 누구?" 공개 촉구하는 목소리 높아져

박 시장이 9일 오전 일정을 취소하고 10시44분쯤 시장 관사를 나선 시점과 오후 3시49분쯤 성북동 핀란드 대사관저에서 휴대전화 신호가 끊긴 시점 사이에 지인 등과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경찰은 통화 상대나 내용 등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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