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가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교육관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서 박원순 시장이 고소인에게 보냈다는 비밀대화방 초대문자를 공개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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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 옮기고도 지속…50만 명 호소에도 바뀌지 않아"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직 비서가 4년간 지속해서 박 시장에게 성추행당한 사실을 폭로했다.
전 비서 A 씨의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는 박 시장의 영결식이 끝난 13일 오후 2시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 변호사와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성폭력상담소 관계자가 참석했고, A 씨는 참석하지 않았다.
또 박 시장이 텔레그램 비밀대화방으로 A 씨를 초대해 음란 문자와 속옷만 입은 사진을 계속 전송하는 등 괴롭혀왔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가 밝힌 박 시장의 범죄 사실은 성폭력특례법(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 업무상 위력 추행) 위반과 형법상의 강제추행 등이다. A 씨는 지난 8일 오후 4시 30분께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장을 접수했고, 9일 오전 2시 30분까지 1차 진술 조사를 마쳤다. 박 시장은 9일 오전 10시44분께 공관을 나와 실종됐다.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왼쪽에서 세 번째)가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교육관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서 박원순 시장이 고소인에게 보냈다는 비밀대화방 초대문자를 공개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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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변호사는 A 씨가 아직 공무원으로 재직하고 있다는 것도 밝혔다. 그러면서 A 씨는 서울시청의 연락을 받고, 면접을 본 후 비서실 근무 통보를 받은 사실도 강조했다. 일각에서 'A 씨가 먼저 시장 비서직으로 지원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인터넷에 A 씨의 고소장이라고 떠돌아다니는 문건에 대해선 수사기관에 제출한 문건이 아니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해당 문건에는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서 "오늘 자로 서울지방경찰청에 해당 문건 유포를 수사하고, 처벌해달라는 내용으로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했다.
이 소장은 "비밀 텔레그램 대화 요구와 음란 문자 전송 등 점점 가해 수위가 심각해졌고, 부서 변동 이후에도 개인적인 연락이 지속됐다"며 이 사건이 전형적인 직장 내 성추행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또 박 시장이 여성 인권에 관심 갖고 역할을 해왔던 사회적 리더였고, 안희정 전 충남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사건을 보며 경각심을 가져야 할 위치였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소장은 A 씨의 고소와 동시에 피고소인(박 시장)에게 수사상황이 전달된 점도 지적했다. 이 소장은 "서울시장의 지위에는 수사 시작 전 증거 인멸의 기회가 주어진다는 걸 목격했다"며 "누가 국가 시스템을 믿고 위력에 의한 성폭력을 고소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이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 교육관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이 피해자와 연대할것을 알리는 팻말을 들고 있다. /이동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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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는 "박 시장이 부재한 상황이라고 해서 사건의 실체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경찰이 입장을 밝힐 것도 요구했다. 서울시도 조사단을 구성해 진상을 밝히고, 정부와 국회, 정당도 책임 있는 행보를 할 것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A 씨가 작성한 입장문이 공개됐다. A 씨는 "거대한 권력 앞에서 공정하고 평등한 법의 보호를 받고 싶었다"며 "대한민국에서 법의 심판을 받고, 인간적인 사과를 받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용기를 내 고소장을 접수하고, 밤새 조사를 받은 날, 제 존엄성을 해쳤던 분께서 스스로 인간의 존엄을 내려놨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기도 했다.
A 씨는 "많은 분께 상처가 될지도 모른다는 마음에 망설였다"면서 "저와 제 가족의 보통의 일상과 안전을 온전히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A 씨가 작성한 입장문이 공개됐다. 사진은 A 씨의 입장문 전문. /김세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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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장은 실종 7시간 만인 10일 오전 0시1분께 북악산 숙정문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박 시장의 딸이 9일 오후 5시17분께 "4~5시간 전에 아버지가 유언 같은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공관을 나오기 전 박 시장은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 오직 고통밖에 주지 못한 가족에게 미안하다. 화장해서 부모님 산소에 뿌려달라"는 내용의 유언장을 남겨두고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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