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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편집장 레터] 코로나19 이후 집은 ‘올인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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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가슴이 먹먹합니다.

한때 매경이코노미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날카로운 대립각을 연출했습니다. 2018년 ‘시대 역행하는 서울시 개발정책-예산 수백억씩 투자하고도 체감은 빵점…죽은 상권·유령마을·잡초뿐 공터 속출’이란 기사가 발단이었습니다. ‘빵점’에 방점을 찍은 박 시장으로부터 명예훼손 피소를 당했습니다. 당시 박원순 시장은 서울시장 선거에 나가기 위해 부시장에게 시장직무대리를 위임한 서울시장 후보자 신분이었습니다. 서울시장 후보자를 위해 서울시 공무원들이 밤샘해가며 소송 대응 자료를 만드는 것에 분노했던 기억이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생생합니다. 물론 소송까지는 가지 않았습니다. 서울시 반론을 실어주는 것으로 정리가 됐죠. ‘자신에 대한 한 치의 지적도 용인하지 못할 정도로 철저했던’ 인간 박원순의 모습을 잠깐이나마 그렇게 지켜봤습니다.

마감에 멘탈이 안드로메다로 날아가버린 목요일 저녁, 박 시장 소식을 들었습니다. ‘마음이 아프다’라는 문장으로 대치하기 힘든 감정의 물결이 쏟아지더군요. 시장이 되기 전, 박 시장은 만날 때마다 ‘늘 백팩을 메고’ 있었습니다. ‘걸어 다니는 아이디어맨’으로 불리기도 했죠. 그 모습만 남겨놓고 싶다는 생각을 잠시 해봤습니다.

“사람·자연·미래가 공존하는 살기 좋은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는 문장을 남겼다죠. 서울시가 정말 사람·자연·미래가 공존하는 살기 좋은 지속 가능한 도시가 되었으면 합니다. 매경이코노미가 서울시 개발정책 문제를 지적한 것도 ‘서울시가 글로벌 톱에 들어가는 도시로 성장했으면’ 하는 애정에서 나온 결과물이고요.

서울시는 지속 가능한 도시가 되어야 하고, 코로나19 시대 이후의 집은 ‘올인홈’이 되어야 합니다. 매경이코노미가 선택한 커버스토리 아이템 ‘올인홈’은 집에서 홈트(홈트레이닝)하고, 집에서 혼술하고, 집에서 혼자 영화 보고, 재택근무하고, 이제 집에서 다 하는 시대가 됐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집에서 모든 걸 해야 하니 좀 더 큰 공간이 요구됩니다. 그동안 중소형 평형, 심지어 꼬마아파트가 대세였다면 앞으로는 중대형이 대세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앞으로는 집의 층고도 높아진다네요. 높은 층고는 창의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던데, 코로나19 시대 이후 대한민국이 창의력 국가가 되는 꿈을 꿔봅니다.

이번 호 이슈는 ‘무능한 부동산팀’과 ‘무능한 금융당국’으로 정리가 될 것 같습니다. 6·17 부동산 대책 이후 전셋값은 미친 듯이 뛰고 있고, 운용사의 속임수·판매사의 부실판매·감독당국 공백 ‘삼박자’에 사모펀드 사고 소식은 하루가 멀다 하고 날아옵니다. 부동산 대책이 나온 지 한 달도 안 돼 정부는 ‘세상에 없던’ 고강도 규제를 다시 내놓는다고 난리 블루스를 연출했습니다. 또 지난 2015년 10월 사모펀드를 활성화하겠다며 규제를 대폭 완화했을 때부터 작금과 같은 상황이 충분히 예상됐음을 감안하면 대체 그동안 당국은 무얼 했나 의구심을 감출 수 없습니다. 무거운 기사를 읽으며 답답해진 마음을 잠시나마 내려놓을 수 있게 ‘호캉스(호텔 바캉스)’ 기사도 준비했습니다.

[김소연 부장 sky6592@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67호 (2020.07.15~07.2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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