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 업적 기렸으나.. 의혹에는 침묵
정치권 "황망하다"·"비통하다" 애도
온라인 추도 물결 속 진상규명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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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고( 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엔 정치권과 각계에서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장례 첫날인 이날 조문객들은 고인의 업적을 회상하면서도,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빈소를 찾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고인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당 차원의 대응을 묻는 질문에 “그건 예의가 아니다! 그런 걸 이 자리에서 예의라고 하느냐!”며 버럭 화를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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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 대표는 질문한 취재진을 노려보며 “나쁜 자식 같으니”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성을 낸 데 이어, 김 원내대표도 대답 없이 자리를 떠났다.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드릴 말씀이 없다”고, 김두관 의원은 “법적으로 공소권도 없는 것도 정리됐다”고 일축했다. 정필모 의원은 의혹에 대해 묻자 손사래를 치며 빈소를 떠났다. 다만 정의당 심 대표는 “이 상황에서 가장 고통스러울 수 있는 분이 피해자라고 생각한다”며 “무엇보다도 이 상황이 본인의 책임 때문이 아니란 것을 꼭 기억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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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빈소를 찾은 정치권 인사들은 갑작스러운 박 시장의 죽음에 황망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 대표는 “이렇게 황망하게 떠났다는 비보를 듣고 참 애석하기 그지없다”고 조의를 표했다. 김 원내대표는 “황망한 소식에 비통함을 금할 길이 없다”고 심정을 밝혔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은 “안에서 다들 황망하고 달리 뭐라고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안타깝고 슬프단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했다.
조문객들은 박 시장을 ‘훌륭한 분’으로 회상했다. 이 대표는 “70년대부터 민주화운동을 하면서 40년을 함께해 온 오랜 친구”라고 회상했다. 손 전 민생당 대표는 “시민운동 참여연대, 아름다운 가게, 우리나라 시민운동의 새로운 획을 그은 분”이라고 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위대한 시민운동가이자 서울시장으로서 국가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신 분”이라며 고인이 평소 환경운동에 관심을 가졌던 점을 되새겼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존경하는 동지”라며 “최근에는 내가 피곤할 정도로 너무 많은 교육정책을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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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부터 장례식장 입구에는 주차장에서 나온 차가 빠져나오기 힘들 정도로 취재진이 포진했다. ‘친박원순계’로 분류되는 박홍근·이학영·김원이·남인순 등 민주당 의원들이 먼저 빈소를 찾았다. 점심시간이 되자 민주당에서 이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를 비롯해 설훈·박주민·박광온·정춘숙 등 다수 의원들이 유족에게 위로를 전하러 왔다. 정의당에서는 심상정 대표와 배진교 원내대표가 왔고, 손학규 전 민생당 대표도 빈소를 찾았다. 문 대통령과 박병석 국회의장이 조화를 보낸 데 이어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와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조화도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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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빈소를 찾지 않았으나 조화를 보내 고인을 추모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강기정 정무수석이 대신 빈소를 찾았다. 노 실장은 “대통령께서 연수원 시절부터 오랜 인연을 쌓아오신 분인데 너무 충격적이란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과 고 박 시장은 사법연수원 동기(12기)다. 문 대통령은 저서 ‘운명’에서 “합격자 수가 141명, 적게 뽑던 마지막 기수여서 동기들 간의 유대감이 좀 돈독한 편이다”고 했다. 이외에도 해리 해리스 미국 대사,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이용수 할머니 등이 빈소를 방문했다.
온라인 상에선 추모의 물결과 더불어 박 시장의 장례 절차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박 시장의 장례를 서울특별시장으로 하는 것에 대한 반대하는 온라인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성추행 의혹으로 자살에 이른 유력 정치인의 화려한 5일장을 국민이 지켜봐야 하느냐”고 했다. 이밖에도 성추행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어 달라는 청원 등이 잇따라 게재됐다./김혜린·윤홍우기자 r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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