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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코로나19 2차 확산...세르비아인들은 왜 거리 시위를 벌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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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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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아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방식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8일(현지시간) 수도 베오그라드 국회의사당 계단에서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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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 반도의 세르비아에서 8일(현지시간) 정부의 무책임한 코로나19 위기 관리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수도 베오그라드 등 주요 도시에서 이틀째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블릭 등 현지 언론과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저녁 주로 학생들과 가족 단위 시민들이 모여 평화롭게 시작된 시위는 일부 극우 민족주의 성향 시민들이 의회 진입을 시도하고 경찰이 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 양상으로 전개됐다. 8일 밤 경찰은 장갑차와 최루탄, 경찰견을 투입해 진압에 나섰고, 시위대는 돌과 신호탄, 빈병 등을 던지며 맞섰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시위대 양측에서 수십명씩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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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 국회의사당 앞에서 경찰이 시위대의 공격을 막아서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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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은 알렉산다르 부치치 대통령이 지난 7일 코로나19의 2차 확산을 맞아 오는 10일부터 12일까지 통행금지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하자 거리로 나섰다. 그러나 시위대의 분노하게 한 것은 통행금지 자체가 아니라 부치치 대통령의 안일한 코로나19 대응이다.

시민들은 대통령이 정치적 이득을 위해 섣불리 봉쇄해제를 강행해 2차 확산을 불렀다고 비판하고 있다.

세르비아는 일일 신규 확진자가 30명 미만이던 지난 3월 중순에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고 봉쇄조치를 실시했다. 그러나 정부·여당은 압승이 예상된 6월21일 총선을 예정대로 치르기 위해 지난 5월7일 서둘러 국가비상사태를 해제했다. 전문가들이 2차 확산을 경고했지만 정부는 축구경기와 테니스 경기 등 대규모 관중이 모이는 스포츠 경기를 허용하고 나이트클럽 영업도 풀어줬다.

결국 세르비아는 지난달 초부터 서서히 일일 신규 확진자가 늘어나더니 이달 들어 300명선으로 폭증했다. 이에 놀란 정부가 뒤늦게 대규모 모임을 금지하고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등 방역 조치를 강화하자 시민들의 분노가 비등했고, 이런 와중에 대통령이 통행금지를 발표하면서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세르비아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부터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9일 기준 누적 확진자는 1만7000여명, 사망자는 341명이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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