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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물가 12%대 폭등+외화 바닥...터키 두번째 외환위기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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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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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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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가 2018년에 이어 두번째 외환위기를 겪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물가는 급등하고 외환보유고는 빠르게 비어가면서 리라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어서다.

8일(현지시간) CNBC는 이스탄불 경제연구소를 인용, 터키의 인플레이션이 지난 5월 11.4%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달 12.6%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8월이래 최대 상승치이다. 터키의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8월 8.6%를 기록한 이후 줄곧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터키중앙은행은 인플레가 심화하는 와중에도 금리를 지속적으로 내리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24%였던 기준금리는 지난달말 8.25%까지 내려갔다. 통상 인플레를 막기위해선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CNBC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경제활성화를 이유로 정통과는 거리가 먼 경제정책을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지난 5월초 리라화 가치는 달러당 7.269리라를 기록하면서 역대 최악을 기록했는데, 이후 가치는 15.36%나 더 빠진 상태다.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자 외환보유고도 빠르게 줄고 있다. 중앙은행이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보유중인 외화를 마구 풀고 있어서다. 터키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 터키 외화보유액은 514억1600만달러(약 61조4420억원)으로 지난 2월말과 비교해 200억달러 이상 감소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금을 포함한 터키의 보유고가 지난해말 870억달러 수준에서 6월말 330억달러(약39조4350억원)까지 감소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터키 정부가 곳간을 열었음에도 리라화 가치 하락은 막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준금리 조정을 통한 인플레 방지를 안했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지적이다. 시장에선 터키 외환보유고가 적정선을 밑돌아 제2의 위기에 빠질 우려가 커졌다고 본다.

이달초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보고서를 내고 "터키 경제가 올해 5%이상 수축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2018년 환율위기를 재현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고,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은 터키를 '신흥국' 카테고리에서 떼어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CNBC는 전문가를 인용해 낮은 기준금리를 고집하는 에르도안 대통령으로 인해 중앙은행이 앞으로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리라화 가치 하락을 부추겨 외국인투자자들의 자금 유출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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