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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폭염에 장사진.. 美코로나19 재확산에 "검사 대란"-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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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역에서 확진자 300만명 돌파, 검사희망자 늘어

검사 예약도 밀리고 검사결과도 2주일 이상 지연

뉴시스

[매리넷=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매리넷의 조선소에서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됐던 유세를 최근 재개했다. 2020.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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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 AP/뉴시스] 차미례 기자 = 미국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이 발생한지 4개월, 300만명이 감염되고 13만명 이상이 사망한 대확산이 두 번째로 일어나면서 곳곳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폭염 속에 장사진을 치는 등 "코로나 검사 대란"이 일어나고 있다.

필라델피아 부근의 한 약국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레이첼 존스는 벌써 2주일 째 무급으로 집에 머물면서 검사 결과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정말 너무 실망스럽다. 가진 것은 바닥이 났고, 부양할 가족들은 있는데 우리가 가진 돈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알 수가 없다"고 그녀는 말했다.

미국 전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다시 크게 늘어나면서 사람들은 검사 대란에 봉착했다. 검사를 하는 곳을 찾아가서 폭염 속에 길고 긴 줄을 서서 기다려도 검사를 못받고 돌려보내어지는 경우도 많다. 어떤 사람들은 아예 1~2주일씩 진단조차 못받고 무기한 기다린다.

어떤 검사소들은 진단 키트가 떨어졌다고 말하고, 실험실이나 연구소들도 검사를 진행할 시료가 부족하고 인력도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절망에 빠진 일부 미국민들은 왜 정부가 이런 일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고 있는지 의아해 한다. 특히 코로나19 신종 바이러스로 중국에서 난리가 났을 때, 그런 다음 이탈리아, 스페인, 뉴욕에서 집중 발생했을 때에도 충분한 경고를 받았을 텐데, 지금 상황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애리조나주 투선의 주민 제니퍼 허드슨(47)은 "폭염 속의 대 혼란이다. 더구나 우리가 민간 회사들에게만 의존하고 있고 이런 일에 국가적 대책이 없다는 것이 너무도 웃긴다.. 그래서 검사가 당장 필요한 사람들이 검사 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허드슨은 집근처의 CVS약국을통해서 예약을 하는 데에만 5일이 걸렸다. 가까스로 주말에 자동차를 이용한 드라이브 스루 검사를 받도록 예약했지만 벌써 피로감과 호흡곤란, 두통, 인후통같은 첫 증상이 나타난지 1주일이 넘었다. 그런데 검사소에서는 검사를 해도 그 결과가 나오려면 한 참 더 늦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전체의 코로나19 검사는 전에 비해 빨라졌다. 2주일 전 하루 51만8000건에서 지금은 하루 평균 64만건의 검사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AP통신의 통계분석에 나타났다. 하지만 하루새 신규확진자가 지금은 5만명을 넘어서서 매순간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검사를 많이 할수록 감염자가 더 많이 발견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검사결과 양성으로 판정을 받은 확진자의 비율이 너무 빨리 전국에 걸쳐서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최근 애리조나주가 27%, 플로리다주가 19%, 사우스 캐롤라이나주는 17%를 돌파했다.

존스 홉킨스대학교 통계에 따르면 미국은 세계 어느나라보다도 검사를 많이 실시했지만 인구대비 검사실시 건수는 러시아, 스페인, 호주보다도 적은 편이다.

하버드대학교 국제 보건연구소장 아시시 지하 박사는 " 미국 같은 나라가 전염병 발생 6개월이 되도록 아직도 검사가 필요한 국민에게 어떻게 이를 신속하게 받게 해줄 것인지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게 충격적이다. 어이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것은 총체적인 지도력의 부재이며 연방 정부가 우리 국민을 코로나19 대확산 위기 속에서 제대로 검사를 받게 하거나 감염위험에서 이끌어내는 데 실패했다는 증거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전문가들은 검사 만으로는 감염자 추적이나 격리같은 조처없이 전염병을 막을 수는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검사가 늦어질수록 더 많은 깜깜이 환자들이 폭증하고 격리해야할 사람이 누구인지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전염이 크게 확산될 수 있다.

미국의 감염자 수가 300만명을 돌파한 8일에 미 보건 당국은 검사부족과 수많은 미신고 경증 감염환자들 때문에 미국내의 실제 감염자 수는 발표된 것 보다 10배나 높거나, 미국 인구 전체의 거의 10%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는 2000~3000만명이 감염되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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