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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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고(故) 최숙현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선수 사망 사건과 관련 “선수에 대한 가혹 행위와 폭행은 어떤 말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구시대의 유산”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이와 같은 불행한 사건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합당한 처벌과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피해자가 경찰과 협회, 대한체육회, 경주시청 등을 찾았으나 어디에서도 제대로 된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는 것도 그것이 사실이라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며 “관계부처는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체육계와 함께 실질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신속히 마련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 마무리 발언에선 “체육계의 폭행, 성폭행 등의 사건들의 피해자 대부분이 여성 선수들이다. 여성 체육인 출신 차관이 보다 더 큰 역할을 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고 윤재관 청와대 부대변인이 서면브리핑으로 전했다. 최윤희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1982·1986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5개를 딴 여자 수영선수 출신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일에도 “선수 출신인 최윤희 문화체육부 차관이 나서서 전반적인 스포츠 인권 문제를 챙기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이 거듭 최 차관을 언급한 것은 질책성이라는 분석도 있다. 문체부 장관 출신인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문체부) 차관이 보고 받은 것 외에 아직 무슨 일을 한 게 없어서 시급함, 절박함에 대한 상황 인식이 부족한 것 아닌가 하는 걱정도 많이 들었다”고 했다.
7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35회 국무회의에서 노영민 비서실장,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왼쪽부터) 등이 문재인 대통령의 머리발언을 듣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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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노사정 대표자 회의와 관련, “잠정 합의에 이르고도 마지막 순간에 민주노총의 협약식 불참으로 최종 합의에 도달하지 못해 대단히 아쉽다”고 밝혔다. 노사정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노사 고통 분담, 사회안전망 확충 등의 내용에 잠정 합의하고, 지난 1일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협약식’이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내부 반발에 막혀 불참하면서 최종 노사정 합의가 막판에 무산됐다.
문 대통령은 “노사정 대표자들이 긴 논의 끝에 조금씩 양보하며 잠정 합의에 이른 것은 의미 있는 진전이며 적지 않은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잠정 합의된 내용을 경사노위(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이어받아 사회적 합의로 완성시켜 주시기 바란다. 민주노총도 협력의 끈을 놓지 말아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디지털 시대에서 노동 형태의 변화를 언급하며 “변화하는 환경에 걸맞게 이제는 과거 산업화 시대의 대립적 노사 관계에서 벗어날 때가 되었다”고 했다. 이어 “서로 양보하며 대타협을 이루는 것이야말로 위기에서 나라를 구하는 길이며, 모두를 살리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7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35회 국무회의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왼쪽)과 노영민 비서실장이 자리에 앉아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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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마스크 수급을 다시 시장공급체제로 전환하는 내용의 ‘마스크 긴급수급조정조치 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오는 12일부터 공적 마스크 제도는 폐지되고, 소비자는 수량 제한 없이 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의결 직후 대한약사회에 감사장을 발송할 것을 지시했다.
또 노동자의 단체 설립과 가입·활동의 자유 등의 내용을 담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29·87·98호 등 3건의 비준안도 의결됐다. 3건의 비준안은 20대 국회에 제출됐지만 의결이 되지 않아 폐기됐다. 정부는 이달 중에 비준안을 다시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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