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주장 장윤정 영구제명…팀닥터는 협회 소속 아니라 징계 못해 / 고 최숙현, 소속팀 옮기기 직전까지 팀 닥터에 시달린 듯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 감독과 선수들이 회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
팀 내 가혹행위로 지난달 26일 극단적 선택을 한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국가대표 출신 고(故) 최숙현 선수에게 가혹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 김규봉 경주시청 감독과 여자 선배인 주장 장윤정 선수에게 영구제명 징계가 내려졌다.
6일 대한철인3종협회는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 폭력 행위에 내릴 수 있는 가장 무거운 징계를 확정했다. 남자 선배는 10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아 10년 동안 선수로서 자격을 정지됐다. 팀 닥터로 알려진 팀닥터(운동치료사) 안모씨는 협회 소속이 아니라 징계를 받지 않았다.
공정위는 “공정위가 확보한 관련자 진술, 영상 자료들과 징계 혐의자 진술이 상반됐다”면서도 “공정위는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고 최숙현 선수가 남긴 진술과 다른 피해자들의 진술을 종합적으로 판단했다. 징계 혐의자의 혐의 정도가 매우 중하다고 판단했다”고 징계 이유를 밝혔다.
공정위의 이번 결정으로 최 선수가 세상을 등진 지 10일 만에 가해 혐의자들이 1차적인 단죄를 받게 된 가운데, 향후 검찰 수사를 통해 추가로 법적 처벌을 받을 가능성도 남아 있다. 다만 이들이 결정에 불복해 7일 이내 재심을 요청할 수 있으며, 법원 판결에 따라 징계 감경이 이뤄질 수도 있다.
이번 사건이 공론화되면서 최 선수를 죽음으로 몰고 간 인물로 지목된 팀닥터 안씨는 협회 소속이 아니라 공정위 규정상 징계를 내리지 못했다. 대신 대한철인3종협회는 안씨를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할 계획이다. 안씨는 최 선수 가혹행위 중심에 있는 인물로, 최 선수가 지난 2019년 3월 뉴질랜드 전지훈련 당시 녹취록에 팀 닥터의 폭행 및 폭언 등 가혹행위가 담겨있어 공분을 샀다. 안씨는 의사 면허는 물론 물리치료사 등 다른 자격 등도 갖추지 않은 운동처방사인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이 팀닥터는 최 선수가 부산시청으로 소속팀을 옮기기 직전인 지난해까지 경북 경산시에 있는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숙소 바로 인근에 살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고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과 관련해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고 최 선수의 선배 장모씨가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
7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팀 닥터는 최 선수의 숙소 근처 원룸에서 작년 말까지 살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은 경주에 50m 길이의 수영장이 없어 경산시 경북체육고등학교 수영장 등에서 훈련을 위해 근처 원룸을 구해 숙소로 사용했다. 이마저도 경주시에서 매년 지원한 9억원 정도의 보조금에서 월세를 냈다.
결국 중학교와 고등학교, 다시 실업팀에서까지 팀닥터가 최 선수 주변에 있었던 셈으로, 훈련을 마치고 숙소에 돌아와서도 극심한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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