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고 최숙현 선수의 억울한 죽음을 증언하기 위해 동료들이 나섰습니다. 이들은 감독과 주장 선수, 그리고 팀 닥터가 최 선수에게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다고 밝혔습니다. 오늘(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에서는 최 선수의 죽음과 관련해 긴급 현안 질의가 있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은 모두 폭행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관련 내용 조익신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 최숙현 선수 억울한 죽음…감독도, 선수도, 당국도 "없다" >
고 최숙현 선수의 동료들이 국회를 찾았습니다. 친구의 억울한 죽음을 풀어주기 위해서입니다.
[고 최숙현 선수 동료 A씨 : 경주시청 선수 시절 동안, 한 달에 10일 이상 폭행을 당했으며, 욕을 듣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로 하루하루를 폭언 속에서 선수 생활을 하며 지냈습니다.]
폭행과 폭언의 당사자로 감독과 주장 선수를 지목했습니다.
[고 최숙현 선수 동료 A씨 : 감독은 숙현이와 선수들에게 상습적인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으며, 주장 선수도 숙현이와 저희를 집단 따돌림 시키고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습니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당당했습니다. 그런 적 없다는 겁니다.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감독 : ('비 오는 날 먼지가 나도록 맞았다', 또 어떤 방법으로 성인 여성에게 갈비뼈가 금이 가도록 구타를 했습니까.) 그런 사실은 없습니다. (왜 없어요. 자세히 보니까 고문기술자, 뉴스에도 나와 있는데 왜 없다고 해요.) 잘 못 들었습니다. (네?) 잘 못 들었습니다. (뉴스의 글에 보면, '비 오는 날 먼지가 나도록 맞았다' 이렇게 돼 있습니다.) 그런 적 없습니다.]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선수 A씨 : (지금 옆에 선수들하고 피해 가족들이 와있어요. 여기가 어떤 자리인지 아시죠? 솔직하게 말씀해 주셔야 됩니다.) 네 알겠습니다. (폭행을 하신 적 있으세요, 없으세요?) 없습니다. ((고) 최숙현 선수나 아니면 지금 피해자들한테.) 없습니다. (없습니까?) 네. (네, 그러면 고 최숙현 선수한테 사과할 마음이 있으세요, 없으세요?) 같이 지내온 시간으로는 마음이 아프지만 일단 조사에 성실히 임했습니다.]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선수 B씨 : ((고) 최숙현 선수와 지금 나와 있는 선수들한테 폭행과 폭언한 사실이 있으세요, 없으세요?) 그런 사실 없습니다. (그럼 사죄할 마음 있습니까?) 사죄할 것도 그런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죽은 건 안타까운 건데…(사죄할 것도 없고, 사죄할 필요가 없다고요?) 폭행한 사실이 없으니 미안한 건 없고 안타까운 마음 밖에 없습니다.]
최숙현 선수에게 폭행과 폭언은 물론 정신적인 학대까지 가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팀 닥터.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팀 닥터 (지난해 3월 녹취록) : 이빨 깨물어. 일로와. 뒤로 돌아. 이빨 깨물어.]
[고 최숙현 선수 동료 B씨 : (팀 닥터가) 심지어 심리치료를 받고 있는 숙현이 언니를 '극한으로 끌고 가서 자살하게 만들겠다'라고 까지 말했습니다.]
주무 장관도, 대한체육회도 기본적인 신상정보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윤상현/무소속 의원 : 팀 닥터 OOO씨 어떤 사람입니까? 장관님.]
[박양우/문화체육관광부 장관 : 제가 정확히, 개인적인 신상에 대해서는 잘 파악을…]
[윤상현/무소속 의원 : 실질적 폭행에 연루된 사람은 팀 닥터로 파악된다, 이 발표 내용에 동의하십니까.]
[이기흥/대한체육회장 : 저희는 이분에 대해서는 정보가 전혀 없습니다.]
그나마 파악한 정보도 언론보도 뿐이었습니다.
[김진환/대한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장 : 결과가 다 어느 정도 돼야 지금 보고하는 상태기 때문에, 저는 그 상태를 중간 중간에 언론을 통해서 제가 많이 알게 됐습니다. 저희가 직접 조사한 건 아니었습니다.]
[도종환/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 답답합니다. 언론을 통해서 알고, 보고도 안 하고.]
최숙현 선수 아버지가 왜 이토록 분을 삭이지 못하는 지 이해가 가는 부분입니다.
[고 최숙현 선수 아버지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조사가 지지부진한 건 도대체 왜 그랬다고 보십니까?) 그게 지금 생각해 보면 우리 숙현이를 죽음으로 몰고 간 원인이 아니겠나, 이런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이렇게 녹취록도 증거로 제출하고 통장 거래 내역서도 제출하고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숙현이한테는 항상 '(가해자들이) 부인한다', '더 증거가 없느냐?' 이런 식으로 숙현이를 정신적으로 압박을 한 것 같아요.]
최숙현 선수가 뉴질랜드 전지훈련장에서 쓴 메모입니다. 삶과 죽음 사이에서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요.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 최 선수가 남긴 마지막 숙제입니다. 감독은 그런 사실 없다, 선수는 미안한 건 없다, 당국은 신상 정보 없다, 과연 우리 사회가 이 숙제를 풀 수 있을까요.
< "게이냐" 문자폭탄…보수 개신교계 '문자행동'? >
오는 11월, 미국에선 대선과 의회 선거가 함께 치러집니다. 뉴욕주 하원의원에 출사표를 던진 이 두 사람, 흑인이자, 동성애자입니다. 현재 민주당 예비경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어,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흑인 동성애자의 워싱턴 정계 진출이라는 의미 때문에 언론의 관심도 큽니다. 올해 초 민주당 대선 경선에선 '백인 동성애자'가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었죠?
[피터 부티지지/당시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현지시간 2월 4일) : 우리는 미래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을 바꿀 수 있고,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고 단결과 담대함을 전달하고 새로운 페이지를 넘길 수 있습니다.]
우리 국회에서도 동성애자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의원이 게이냐" 항의 전화와 문자폭탄이 쏟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국민 89%가 찬성한 '차별금지법'이 누군가의 눈엔 '동성애법'으로 보였나 봅니다.
[심상정/정의당 대표 (지난달 29일) : (항의 전화가 폭주하고 전단까지 날아들고 한다는데, 상황이 좀 어떤가요?) 뭐, 우리 이제 의원님들 모두가 며칠 동안 이제 많은 문자메시지 폭탄, 그리고 전화, 저희 의원실은 또 방문도 하셨고요. 또 제 지역구에는 또 전단도 배포되고 했는데, 저는 우리 사회가 넘어야 할 하나의 진통 과정이다.]
쏟아지는 전화와 문자 공격에 법안을 대표 발의한 장혜영 의원실은 아예 착신을 정지했습니다. 이 문자행동의 중심엔 일부 보수 개신교계가 자리합니다. 보수 개신교계에는 그동안 갈고 닦은 4단계 필살기가 있습니다. 일단 인권관련 법안이 발의되면, 무조건 동성애법으로 몰아갑니다. '동성애 천국, 이성애 지옥'이란 여론전을 치열하게 펼칩니다. 이후 의원들을 압박합니다. 문자폭탄은 기본이죠, '낙선 운동을 하겠다' 협박을 하는 겁니다. 결국, 법안은 폐기 수순을 밟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차별금지법은 동성애 합법화와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가짜뉴스입니다. 하지만, 이 가짜뉴스 앞에 무릎을 꿇어왔던 게 우리 정치권입니다.
[박영선/당시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 (2016년 2월 / 화면출처: 유튜브 '전광훈') : 차별금지법, 동성애법, 인권 관련 법, 이거 저희 다 반대합니다. 누가 이걸 찬성하겠습니까? 특히 이 동성애법, 이것은 자연의 섭리와 하나님의 섭리를 어긋나게 하는 법입니다.]
'문자폭탄'이냐 '문자행동'이냐 사안에 따라 논란이 있어 왔습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양념이 과하면, 음식 본연의 맛을 잃을 수 있습니다. 특히 요리사가 하루 매상에 민감한 분이라면 더욱 더 말입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최숙현 선수 억울한 죽음…감독도, 선수도, 당국도 "없다" >
조익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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