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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이슈 'N번방의 시초' 손정우 사건

법원, '웰컴투비디오' 손정우 미국 송환 불허…1년2개월만에 '석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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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면죄부 주는 것 절대 아냐…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수사해야"

법무부 "법원 판단 존중…최종 결정내용 美에 통보할 예정"

아시아투데이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인 손정우 씨가 6일 오후 법원의 미국 송환 불허 결정으로 석방되어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던 중 취재진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다./연합



아시아투데이 이민영 기자 = 법원이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W2V) 운영자 손정우씨(24)의 미국 송환을 불허하기로 결정했다.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지난해 5월 법정구속된 손씨는 이번 결정에 따라 1년2개월 만에 석방됐다. 범죄인 인도법 32조는 법원의 인도거절 결정이 있을 경우, 지체 없이 구속 중인 범죄인을 석방하고 그 내용을 법무부장관에게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20부(강영수 부장판사)는 6일 손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심사 청구 사건의 3번째 심문기일을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재판부는 이번 결정이 “면죄부를 주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범죄인 주장 받아들이기 힘들다”…法, 손정우 제시한 쟁점 전부 기각

손씨 측은 인도심사 심문이 진행되는 동안 △인도가 허가된 범죄 외에 처벌받지 않는다는 보증이 없는 점 △인도범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없는 점 △범죄인의 국적과 범죄 발생 장소가 한국인 점 등 3가지 쟁점을 제시하면서 손씨의 미국 송환을 허가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하지만 법원은 이날 손씨 측이 제시한 쟁점을 전부 기각했다. 손씨가 미국에서 허가된 범죄 외에 처벌받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주장에 재판부는 “한·미 범죄인인도 조약 10조와 15조에 이미 ‘대한민국이 동의하는 경우’, ‘인도가 허용된 범죄’라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며 “별도의 보증이 필요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손씨 측의 ‘범죄인이 인도범죄를 행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범죄사실 증명 차원의 문제가 아닌 범죄인이 해당 범행을 했다고 믿을만한 ‘개연성’의 문제”라고 판시했다.

아울러 국적, 범죄 장소 등 임의적 거절사유가 있다는 손씨 측 의견에는 “범죄인이 허가된 인도범죄와 관련해 아직 기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대한민국은 범죄인 인도를 거절할 수 없다”며 “범죄인의 성장배경과 환경 등 여러사정을 고려해도 범죄인을 미국에 인도하는 것이 비인도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쟁점 전부 기각에도 송환은 ‘불허’?

다만 재판부는 손씨 측이 제시한 쟁점은 전부 기각하면서도 손씨를 미국으로 송환해서는 안된다고 판단했다. 웰컴투비디오와 관련한 수사가 이제 시작단계인 점을 고려했을 때 사건의 중심에 있는 손씨의 신병을 우리나라가 확보해 주도적으로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취지다.

현재까지 손씨에게 범죄수익금을 보낸 웰컴투비디오 회원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346명 중 223명이 한국인이었던 점을 들며 재판부는 “아동·청소년 범죄의 악순환적 연결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손씨의 신병을 확보해 수사에 필요한 정보와 증거를 추가적으로 수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손씨를 송환했을 경우) 국내 회원에 대한 수사가 현 단계에서 마무리되거나 진행에 지장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손씨는 IP 추적이 불가능한 ‘다크웹’에서 아동 성착취물을 제공하는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 등으로 국내에서 기소돼 징역 1년6개월을 확정받고 지난 4월27일 형기를 마쳤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미국 법무부가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라 손씨의 강제 송환을 요구해왔고, 우리 법무부가 이를 받아들여 서울고검이 법원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다.

손씨는 2015년 7월부터 약 2년8개월간 4000여명에게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4억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법무부는 인도를 불허한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향후 ‘범죄인 인도법’과 ‘한·미 범죄인인도 조약’에 따라 인도요청국인 미국에 최종 결정내용을 공식 통보하는 등 후속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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