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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4 (금)

안희정 모친상 빈소 與 조문 행렬에 "경솔"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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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모친상으로 형집행정지를 받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6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모친 빈소에서 조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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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 모친의 빈소에는 이틀째 여권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광주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던 안 전 지사는 법무부의 형집행정지로 일시 석방돼 이날 오전 빈소에 도착했다.

이날 오전 조문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안 전 지사에게 “많이 애통하시겠다”는 위로를 전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도 이날 빈소를 찾아 안 전 지사를 위로했다.

안 전 지사는 이날 여권 인사들의 이어지는 조문에 감사를 표하면서도 “미안하다”는 말을 거듭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지사와 고려대 동문인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힘내라고 딱 한 마디를 했다”며 "(이에 안 전 지사가) '자신의 처지가 미안하다'고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2017년 대선 당시 민주당 경선에서 안 전 지사를 도왔던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도 안 전 지사는 “미안하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지사는 이날 빈소 도착 직후 “어머님의 마지막 길에 자식된 도리를 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빈소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박병석 국회의장,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 등의 조화가 놓였다.

이날 조문과 조화 행렬에는 "개인적 슬픔을 나누는 도리를 이해한다"는 시선과 함께 "무책임하다"는 지적도 따랐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안 전 지사 사건은 유력 정치인으로부터 일어난 성폭력 사건으로, 정치 권력과 직장 내 위력이 바탕이 된 범죄"라며 "직책을 걸고 조화를 보내는 오늘과 같은 행태가 피해자에게, 한국 사회에 성폭력에도 지지 않는 정치권의 연대로 비치진 않을지 우려스럽다"고 했다.

국회 내 여성 보좌진 등으로 구성된 단체 국회페미 역시 이날 성명서를 통해 "오랫동안 함께 일한 동료의 모친상을 개인적으로 찾아 슬픔을 나누는 것은 당연한 도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나 안희정씨는 더 이상 충남도지사가 아니다”라며 "정부의 이름으로, 정당의 이름으로, 부처의 이름으로 조의를 표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씨가 휘두른 위력을 형성하는 데 결코 책임을 부정할 수 없고 사회정의를 실현해 공정하고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데 전력할 의무가 있는 정치권은 이번 일이 마치 안씨의 정치적 복권과 연결되는 것으로 국민이 오해하는 일이 절대 없도록 발언과 행동을 주의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안 전 지사는 수행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실형을 받고 수감 중이던 지난 4일 모친상을 당했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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