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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선수들 "그들이 숙현 언니를 정신병자로 몰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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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고 최숙현 선수의 동료 선수들과 이용 의원 등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고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과 관련해 피해실태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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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 새 없는 폭행에 선수들을 살려달라고 빌기까지 했다. 고 최숙현 선수의 동료들이 밝힌 경주시청팀의 행태는 끔찍한 고문, 그 이상이었다.

7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고 최숙현 선수 사건 관련 추가 피해자 기자회견’에는 최숙현 선수의 동료 선수 2명이 참석해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에서 일어났던 악행들을 폭로했다. 이날 참석한 선수들의 이름은 신변 보호상 공개하지 않았다.

이들이 밝힌 감독과 팀 닥터라고 불리는 치료사, 그리고 주장 선수의 악행은 생각보다 끔찍했다.



한 선수는 “감독은 (최)숙현이와 선수들에게 상습적인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으며, 주장 선수도 숙현이와 저희를 집단 따돌림시키고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다”라고 운을 뗀 뒤 “감독은 2016년 8월 점심에 콜라를 한 잔 먹어서 체중이 불었다는 이유로 빵을 20만원어치 사와 숙현이와 함께 새벽까지 먹고 토하게 만들고 또 먹고 토하도록 시켰다”고 폭로했다. 이어 “견과류를 먹었다는 이유로 견과류 통으로 머리를 때리고 벽으로 밀치더니 뺨과 가슴을 때려 다시는 안 먹겠다고 싹싹 빌었다”고 말했다. 또 “2019년 3월에는 복숭아를 먹고 살이 쪘다는 이유로 감독과 팀닥터가 술마시는 자리에 불려가서 맞았는데, 이미 숙현이는 맞으면서 잘못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빌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 밖에 한 달에 10일 이상 폭행하고, 80만~100만원 가량의 사비를 주장 선수 이름의 통장으로의 입금하라고 요구한 일도 있었다고 전했다.

감독 뿐만이 아니었다. 다른 한 선수는 “주장 선수 앞에서 우리는 사람이 아닌 존재가 되는 것 같았다”며 잠시 울먹인 뒤 “그 선수는 숙현 언니를 정신병자라고 말하며 서로 이간질을 시켰다. (숙현 언니) 아버지도 정신병자라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또 “훈련을 하면서 실수하면 물병으로 머리를 때렸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를 멱살을 잡고 옥상으로 끌고 데려가 ‘뒤질 거면 혼자 죽어라’며, 뛰어내리라고 협박해 잘못했다고 살려달라고 사정까지 했다”고 말했다. 하다 못해 팀을 옮기려고 하자 “‘팀을 나가면 명예훼손으로 신고하겠다. 때리고 그런 적이 없다’고 협박하고 발뺌했다”고 밝혔다.

자격없이 팀 닥터로 일한 치료사에 대해서는 “자신이 대학교수라고 말했다”며 “수술을 하고 왔다는 말도 자주했을 뿐만 아니라 치료를 이유로 가슴과 허벅지를 만져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폭로했다.

지옥 같은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돌아온 것은 외면이었다고 했다. 선수들에 따르면 경주경찰서 참고인 조사에서는 담당 수사관이 “최숙현 선수가 신고한 내용이 아닌 자극적인 진술을 더 보탤 수가 없다”며 일부 진술을 삭제했고, 어떻게 처리될 것 같냐는 질문에 “벌금 20만~30만원에 그칠 것”이라고 말하면서 “고소하지 않을 것이면 말하지 말라”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도움을 준 이용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은 “선수들은 신체적, 정신적 충격이 가시지 않음에도 당시 상황을 증언하기 위해 함께 이 자리에 섰다”며 “국회의원이자 체육계 선배로 지켜주지 못한 것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어떠한 불이익으로부터 선수들 반드시 지킬 것을 약속한다”고 다짐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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