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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레이더P] 강골과 적폐 사이…윤석열 놓고 여야 ‘입맛대로`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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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한주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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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선주자 선호도(지지율) 3위에 올랐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총장이 정치적으로 무리한 수사를 해서, 추미애 장관과 자꾸 충돌해서 지지율이 올라갔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추 장관이 윤석열 선대본부장 같다"고 비판했다.

정부와 여당은 '검찰개혁'을 외치며 윤 총장을 개혁의 대척점에 놓았다. 미래통합당은 "외압에 흔들리지 말고 수사하라"고 주문한다. 윤 총장을 향한 정치권의 시선은 최근 7년 사이 급격히 바뀌었다. 진보진영에서는 '강골 검사'에서 '적폐 검사'로, 보수진영은 '정권 앞잡이'에서 '강골 검사'로 변했다. 법조계에서는 "윤 총장만큼 정치권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180도 바뀐 경우는 없다"는 말이 나온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윤 총장은 2013년 박근혜정부 당시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팀장을 맡았다. 당시 윤 검사는 그해 국정감사에서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과 조영곤 지검장 등의 '수사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당시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발언으로 화제가 됐다.

이후 윤 검사는 여주지청장에서 대구고검·대전고검 검사로 인사가 났다. 박근혜정부 아래 거듭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다.

당시 새누리당 의원들은 "검란" "가당찮다" "시정잡배보다 못한" 등 윤 검사를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수사를 제대로 하려면 이렇게 목숨을 걸어야 하는 것이냐"며 '강골 검사'로 평가했다.


"수사권 갖고 보복하면 깡패죠"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지자 박영수 특별검사는 좌천된 윤 총장을 특검 수사팀장으로 '영입'했다. 당시 윤 팀장은 '베테랑 특수통'이란 평가를 받았다. 윤 팀장은 "좌천된 과거 때문에 복수를 하지 않겠느냐"는 기자 질문에 "검사가 수사권 갖고 보복하면 깡패지, 검사입니까?"라고 반문했다.

박영수 특검팀에서 윤 팀장은 수사 실무를 이끌며 '역대 최다 기소' 기록을 세웠다. 90일 특검 수사 기간에 기소한 인원만 30명에 달했다. 사상 첫 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도 진행했다. 박영수 특검팀은 박근혜 전 대통령 혐의는 검찰이 적용했던 8개 혐의에서 5개 추가한 13개 혐의를 적용해 검찰로 넘겼다.

이후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윤 팀장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승진했다. 당시 자유한국당은 "다분히 윤 검사장을 그 자리에 앉히기 위한 정권의 의도가 반영됐다"며 비판했다. 윤영찬 당시 국민소통수석은 "최순실 게이트 추가 수사 및 관련 사건 공소유지를 원활하게 수행할 적임자"로 평가했다.

이후에도 윤 총장은 '적폐수사'를 이어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하고, 사법부의 재판거래 의혹으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총장에 내정되자 당시 자유한국당은 "적폐 수사에 대한 '보은 인사'"라고 비판했다.


'조국 수사'부터 여당 "반개혁" 낙인

적폐 수사의 선봉장으로 여권에서 박수를 받던 윤 총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내정 때부터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압수수색 이후 여권은 윤 총장을 '반개혁자'로 낙인찍었다. 여권은 검찰의 잇따르는 정권을 향한 수사를 두고 검찰개혁을 막기 위한 몸부림으로 해석한다.

총선 직후 우희종 더불어시민당 대표는 윤 총장을 직접 겨냥해 "여의도(국회)에서 이제 당신의 거취를 묻고 있다"며 자진사퇴를 압박했다. 추미애 장관은 윤 총장을 겨냥해 "내 지시 절반을 잘라먹었다" "법 기술을 부린다"는 등 연일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충청·중도층이 운석열 지켜본다

검찰은 칼이다. 그 칼이 누구를 향하느냐에 따라 정치권의 평가가 달라졌다. 윤 총장의 '칼'은 멈춘 적이 없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양승태 사법부, 지금은 정권을 향하고 있다.

그리고 두들겨 맞을수록 윤 총장은 컸다.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맞섰다가 대선주자로 급부상한 것이 겹친다.이 때문에 "윤 총장을 띄운 것은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와 추미애 장관"이라는 말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정치권이 사실상 윤 총장에 대해 정치적 색깔을 입히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문 대통령을 향해 "자꾸 윤석열 검찰총장을 순교자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대통령의 측근들에 대한 수사가 한참 진행 중인 상황에서 그 수사를 맡았던 책임자들을 모조리 바꿔버렸다"며 "이거는 국민의 상식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래통합당 관계자는 "충청권에서 항상 대선주자에 목말라 있는데, 윤 총장의 충청 지지가 높은 부분은 눈여겨볼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한 시사평론가는 "합리적 중도, 중도보수, 중도진보층은 문재인정부에 대한 합리적 불만의 메시지를 발신하고 싶은데, 발신의 통로가 윤 총장으로 나타난 것"이라며 "여권이 윤 총장을 순교자로 만들수록 더 지지율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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