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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故최숙현 선수 사망사건

"철인3종 협회, 2월부터 최숙현 사건 알고도 감독 말만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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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최숙현 TF
한국일보

미래통합당 정희용(왼쪽부터), 김예지, 이용, 김석기, 김웅 의원이 2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숨진 최숙현 트라이애슬론 선수의 진상조사를 위한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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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3종협회가 최숙현(22) 선수 폭행 사건을 2월에 미리 인지하고도 '아무 일 없다'는 경주시청 감독의 말만 듣고 제대로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3일 드러났다. 최 선수는 팀내에서 벌어진 상습적 폭행을 견디다 못해 지난달 26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미래통합당 고 최숙현 선수 사건 진상 규명 및 체육인 인권보호 태스크포스(TF)는 이날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재근 철인3종협회 사무처장 등을 국회로 불러 최 선수 사망 경위를 조사했다. TF 위원인 이양수 통합당 의원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철인3종협회는 2월 이 사건을 알았다. 협회 관계자가 감독에게 전화해서 사실관계를 확인했다"며 "협회는 감독에게 '아무 일 없다', '그런 사실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듣고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철인3종협회가 최 선수 폭행 사건을 조사할 시간이 최소 4개월은 있었다는 뜻이다. 당초 협회는 사건을 최 선수 사망 두 달여 전인 4월에 인지한 것으로 알려져왔다. TF에 따르면 철인3종협회 측은 '4월에 사건을 알았다'는 주장을 펼치다가 TF 위원들의 추궁이 이어지자 '2월에 사건을 인지했다'고 털어놨다. TF 위원이자 봅슬레이 국가대표팀 감독 출신인 이용 의원은 "2월에 사건에 대해 정확한 조사를 해서 조치를 취했다면 이같은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 선수의 호소에 발빠르게 대처하지 않은 건 대한체육회도 마찬가지였다. TF에 따르면 최 선수는 지난 4월 대한체육회 인권센터에 폭행 피해를 신고했지만 오히려 '증거 자료를 제출하라'는 요구를 조사관으로부터 받고 당혹스러워 하기도 했다. 이날 TF 간담회에 출석한 김승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은 "체육회는 사건이 엄중하다고 봐서 가해자를 엄벌할 수 있는 자료를 찾던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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