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 제대로 안해 성폭행 당했다? 인도 판결 여론 뭇매

[파이낸셜뉴스]

인도에서 성폭행 피해자가 여성답게 행동을 안했기 때문에 성폭행을 당했다는 취지의 판결이 나오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2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인도 카르나타카 고등법원의 크리슈나 딕시트 판사는 지난 주 기소된 강간범에게 보석을 허가하면서 피해여성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딕시트 판사는 피해여생에 "성폭행당한 후 잠이 들었다는 (피해자의)설명은 인도 여성답지 않다"면서 "인도 여성들이 성폭행 위기에 처했을 때 대응하는 방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딕시트 판사의 발언은 거센 항의를 불렀다. 분노한 인도 국민들은 성폭행 피해자를 정의한 규정집이나 지침이 있냐며 반발했다.

변호사 아파르나 바트는 인도 대법원장과 대법원 여성 판사 3명에게 개입을 호소했다. 그는 "딕시트 판사의 발언은 최악의 여성혐오를 보여준다"면서 "이런 판결을 비난하지 않는 것은 죄를 묵인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카르나타카 고등법원이 있는 방갈로르의 여성인권운동가 마두 부샨은 "충격적이고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발언이다"고 비난했다.

부샨은 "여성은 이렇게 행동해야 한다고 규정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고 덧붙였다.

또 시민들도 공개서한을 통해 "딕시트 판사의 발언은 성폭력을 정상화하고 성폭행 피해는 여성의 잘못이라는 생각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인도는 지난 2012년 12월 델리 시내 버스 안에서 일어난 한 젊은 여성의 잔혹한 집단 성폭행과 그에 따른 사망 사건으로 성폭행과 성범죄가 논란이 됐다. 인도 국가범죄기록국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인도에서는 3만3977건의 성폭행 사건이 발생, 15분마다 1건씩 성폭행 사건이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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