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1 (토)

이슈 故최숙현 선수 사망사건

철인3종협회 2월 최숙현 폭행 사건 인지하고도 뭉갰다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최숙현 선수 4월 대한체육회 신고 두달 전 알아

철인3종협회 계속 부인하다 추궁 끝에 인정

대한철인3종협회가 지난 2월 고(故) 최숙현(22) 선수 가혹 행위 사건을 인지하고도 제대로 조사를 하지 않고 넘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철인3종협회가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김모 감독 말만 듣고 이 문제를 덮었다는 것이다. 만약 그때 철인3종협회가 최숙현 선수와 주변 동료 선수들을 상대로 조사를 했다면 비극을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선일보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 김모 감독(왼쪽)이 지난 2일 오후 경북 경주시 황성동에 있는 경주시체육회 사무실에 열린 인사위원회에 출석하는 모습./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래통합당 ‘고 최숙현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선수 사망 사건 관련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는 3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고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 진상 규명 및 체육인 권리 보호 간담회’를 열었다. 통합당 TF는 이날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협회 관계자 등을 불러 사실 관계를 확인했다. 간담회는 초반 20분 정도 공개로 진행됐다가 이후 비공개로 전환됐다. 통합당 TF 의원들은 간담회를 마친 후 비공개 질의 과정에서 확인된 내용을 발표했다.

TF 의원들에 따르면, 이재근 철인3종협회 사무처장은 처음에 이 사건을 4월에 알았다고 말했다. 최숙현 선수는 올해 2월 김 감독과 팀 닥터 안모씨, 선배 선수들을 고소했었다. 최 선수가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에 이 사건을 접수한 것은 올해 4월이다. 이 사무처장이 4월에 알았다고 답한 것은 체육회를 통한 철인3종협회 공조 조사가 이때부터 실시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찰이 2월에 수사를 시작한만큼 기본적인 사실 확인과 연락처 확보 등을 위해 철인3종협회에 연락했을 것이고 협회도 이 사건을 알았을 가능성이 크다. 미래통합당 이용 의원은 여러 증거를 들이밀며 이 사무처장을 상대로 ‘2월에 알지 않았느냐’고 계속 물었고, 결국 이 사무처장은 “협회 직원을 통해 2월에 알았다”고 말을 바꿨다는 게 TF 측 설명이다. 철인3종협회는 김 감독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실 확인을 했지만, 김 감독은 최 선수와 함께 주고 받은 메시지까지 보내 주면서 “아무 일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미래통합당 이양수 의원은 “간담회를 통해 문체부와 대한체육회, 철인3종협회 모두 엉성하게 대응한 게 확인됐다”며 “협회 등은 팀 닥터 안모씨가 의사인지 물리치료사인지 자격증 소지 여부와 경주시청팀 소속 여부 등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철인3종협회가 2월에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다면 비극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관 기관간 공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 의원은 “철인3종협회가 최 선수 외 다른 피해자를 조사해서 대한체육회에 제출했는데, 체육회에선 아직 접수되지 않은 사건이라 최 선수 사건에만 집중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고 말했다.

[송원형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