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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빨 깨물어" "죽을래"…최숙현 선수가 가리킨 '그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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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그 사람들의 죄를 밝혀달라"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를 지낸 최숙현 선수가 가족들에게 남긴 마지막 메시지입니다. 최 선수는 얼마 전 스스로 생을 마감했는데요. 유족들은 이전 소속팀 감독과 동료 선수들이 최 선수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오늘(2일) 철저한 대책 마련을 주문했습니다. 관련 내용을 조익신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 '철인'도 버티지 못한 괴롭힘…"이빨 깨물어!" >

트라이애슬론, 흔히 철인3종경기라고 부릅니다. 수영과 사이클, 마라톤 세 가지 경기를 한꺼번에 치르는데요. 보통의 인내심과 체력으론 도전하기 힘든 종목입니다. 그래서 3종경기라는 단어 앞에 철인(鐵人), 무쇠처럼 강한 사람이란 말을 붙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철인도 견디기 힘든 고통이 있었나 봅니다.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인 최숙현 선수가 어머니에게 남긴 메시지입니다.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 최 선수가 남긴 마지막 유언이 됐습니다. 최 선수를 극단적인 선택으로 몬 그 사람들. 가족들은 전 소속팀 경주시청 선수들과 감독을 지목했습니다.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팀 닥터 (지난해 3월 녹취록) : 이빨 깨물어. 일로와. 뒤로 돌아. 이빨 깨물어.]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감독 (지난해 3월 녹취록) : 죽을래 나한테? (아닙니다.)]

최 선수를 향한 폭행과 폭언, 협박이 있었다는 겁니다. 여기에 성희롱까지 겪어야 했습니다.

[동료 선수 : 얘 트랜스젠더 닮았다고도 하고…]

최 선수는 떠나기 전 주변에 'SOS'를 쳤습니다. 하지만, 선수를 보호해야 할 주요 경기단체들은 이 마지막 신호에 눈을 감았습니다.

[이용/미래통합당 의원 (어제) :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에 폭행·폭언에 대한 신고를 하고 조사를 독촉했지만 하염없이 시간만 끌었고, 대한철인3종경기협회에 진정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사후조치가 없었습니다.]

대한철인3종경기협회는 애도의 글을 띄우고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경주시 체육회는 오늘(2일) 인사위원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이미 최 선수는 떠나고 없는데 말입니다.

[고 최숙현 선수 아버지 : '8대 1로 나 혼자 싸우니까 너무 힘들어', 그 녹취를 처음 들었을 때는 피가 거꾸로 솟았어요.]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최 선수의 억울한 죽음을 풀어달라는 호소글이 잇따랐습니다.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 국민들이 최 선수의 가족들과 함께 그 결과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 늘 엄중히 보고 있는 이낙연? >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환경상입니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얼굴이죠? 고이즈미 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입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일본의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였습니다. 기후행동 회의에서 이 말을 하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고이즈미 신지로/일본 환경상 (지난해 9월) : 기후변화 같은 큰 문제를 다룰 땐 즐거워야 합니다. 그리고 쿨하고 섹시해야 합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일까요? 기자들이 다시 물어봤습니다. 도대체 쿨하고 섹시한 게 뭐냐고 말입니다. 대답이 걸작이었습니다. "어떤 의미인지 설명하는 것 자체가 섹시하지 않다" 이렇게 답을 했습니다. 잘생긴 얼굴과 아버지의 후광 덕에 차세대 주자로 기대를 모았던 고이즈미 환경상, 알맹이 없는 확 깨는 발언으로 차기 자리를 잃었습니다. 사람이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것도 있기 마련이죠. 대신 이 자리를 꿰찼습니다. 이름하여 '펀쿨섹좌(座)'입니다. 고이즈미식 특유의 화법이 인기의 원동력이었습니다.

[고이즈미 신지로/일본 환경상 (2월 20일) : 이건 저의 문제지만 '반성하고 있는데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은, 저의 문제라고 반성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지금처럼이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본은 이대로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겠습니다(약속을 지키겠습니다). 그게 약속이니까요." 이 동어반복식 모호한 화법. 최근엔 일본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에서도 각종 패러디물을 양산하며 인기입니다.

그런데 최근 이분에게서 '펀쿨섹좌'의 향기가 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바로 이낙연 의원입니다. "하나 마나 한 말만 반복한다", "뭐만 하면 다 엄중하게 보겠다고 한다"는 겁니다. 한겨레21은 아예 이런 특집기사까지 실었습니다. "이낙연은 오늘도 '엄중히 보고 있다"고 말입니다. 총리 시절 때만 해도 화려한 언변으로 여당 지지자들에게 시원한 사이다를 선물했던 이 의원이었습니다.

[김성태/당시 자유한국당 의원 (2017년 9월) : 오죽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 통화하면서 한국이 대북 대화 구걸하는 거지같다는 그런 기사가 나왔겠습니까.]

[이낙연/당시 국무총리 (2017년 9월) : 김성태 의원님이 한국 대통령보다 일본 총리를 더 신뢰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수비형 스타일이라고 해야 할까요? 야당의 예공을 꺾는 데는 능했지만, 정작 자기 생각을 드러내는 데는 익숙하지 않은 듯합니다. 총리직을 내려놓고 차기 당권주자이자 대선주자로 변신한 지금, 주요 사안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인천국제공항 문제가 대표적입니다. 해법이 뭐냐는 질문이 쏟아진 가운데 이런 답을 내놨습니다.

[이낙연/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인천국제공항 문제도 빨리 환경노동위, 국토교통위원회 열어서 또는 합동 회의를 해도 좋고요. 문제가 어디에 있는가, 어떤 해법이 있을 수 있는가, 이렇게 접근해 갔으면 좋겠습니다.]

"쌀로 밥을 짓겠다"는 이야기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국회 논의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겁니다. 사람들이 궁금한 건 이 의원의 생각입니다. 당내 많은 정치인들이 논란을 무릅쓰고 자기 의견을 말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입니다.

어제 말실수로 사과까지 했으니, 이 의원이 더 입을 굳게 다물지도 모르겠습니다. 대선후보 검증, 어찌 보면 이제 시작입니다. 신중한 것도 좋지만 평가를 두려워해서도 안 될 듯합니다. '이낙연 대통령'을 꿈꾼다면 더욱더 말입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늘 엄중히 보고 있는 이낙연? >

끝났는 줄 아셨죠? 아직 발제가 하나 더 남아 있습니다. 어제 전북 김제시의회에서 실사판 '사랑과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한때 불륜관계였던 남녀 시의원이 서로 고성을 지르며 공개적으로 다툼을 벌인 건데요. 때문에 의장단을 선출하려던 본회의도 무산됐습니다. 관련 내용, 음악으로 정리했습니다. '뮤직 조'

♬사랑했지만 - 김광석

때론 가슴도 저리겠지

외로움으로

사랑했지만 아 그대를 사랑했지만

그저 이렇게 멀리서 바라볼 뿐

다가설 수 없어

A의원 제명, B의원 사퇴 의사 밝혀

(화면제공 : 'LG헬로비전 전북방송')

조익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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