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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직고용 노사합의는 거짓말” 인천공항 노조, 결국 사장 퇴진운동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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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인천국제공항 청사 앞에 노조가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사진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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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소속 비정규직 보안검색 요원의 정규직 직고용 전환 갈등이 사장 퇴진 운동으로 번졌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조합(공사 노조)은 2일 "공사 측에 ‘보안검색 요원 직고용이 합의됐다’는 거짓 주장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구본환 사장 퇴진 운동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공사 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직고용 추진이 노사 간 합의된 사항이라는 공사의 주장은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라면서 “구본환 공사 사장은 이 사태를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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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공사 노조 조합원들이 인천국제공항 청사에서 청원경찰 직고용 추진을 반대하는 출근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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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직고용 추진 노사 간 합의 아냐"



노조는 이어 “앞서 공개된 제3기 노ㆍ사ㆍ전문가 협의회 합의문에 따르면 인천공사와 정규직ㆍ비정규직 노조 대표는 보안검색인력에 대한 직고용 법적 문제 해소를 고려해 자회사로 편제하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보안검색 요원을 직고용하면 공사법상 ‘특수경비원’ 지위를 유지할 수 없어 법 개정 때까지 자회사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것에 합의했다는 것이다.

노조 측은 “그런데도 공사는 자회사로의 편제가 ‘임시 편제’라는 일방적 해석을 담아 보도자료를 배포했다”며 “이는 공사 측 일방적 진술로, 합의된 사항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공사는 지난 2017년 제1기 노ㆍ사ㆍ전 합의문이 직고용 합의의 근거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공사 노조가 참여하지 않았던 반쪽짜리 합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공사 노조는 보안검색 요원을 청원경찰 신분으로 직고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공사 측이 법 개정을 검토하다가 여의치 않자 청원경찰 직고용을 지난 6월 말 일방적으로 제시하며 강행했다는 것이다. 또 청원경찰은 1998년 정부의 ‘국가 중요시설 경비제도 개선 계획’에 따라 전문성 저하와 운영 비효율을 이유로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아 온 제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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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공사 청사 앞에 부러진 펜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사진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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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청원경찰은 행정기관과 합의 사항"



이에 대해 인천공사 측은 특수경비원이나 청원경찰은 노사 합의 대상이 아니고, 관련법을 주관하는 행정기관과의 합의 사항이라는 입장이다.

인천공사 관계자는 “법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TF를 구성하고 용역을 통해 공사법 개정안을 마련해 특수경비원 제도를 도입하기로 검토했었다”며 “그런데 관계 기관에서 법리상 불가 입장을 제시했고, 법 개정 없이 현행 제도하에서 가능한 청원경찰을 도입한 것”이라고 노조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러면서 “특히 청원경찰이나 특수경비원 자격은 기존 공사 직원과는 무관한 사항”이라며 “보안검색 종사자는 자회사로 임시 편제한 후 직고용한다는 합의는 명백하며, 객관성을 위해 법무법인에 검토를 의뢰해 놓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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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보안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인천국제공항공사는 공사와 보안검색 요원 1100여명이 소속돼 있는 협력업체와의 용역계약이 지난달 30일 만료, 이날부터 자회사인 '인천공항경비㈜'로 6개월 정도 임시 편제된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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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사 측은 지난달 22일 정규직 전환을 마무리한다면서 보안검색 요원 1902명을 특수경비원이 아닌 청원경찰로 직고용하겠다고 밝혔다. 3년간 이어진 인천공항공사의 정규직 전환 작업은 일단락됐지만, 이로 인한 갈등은 계속 커지고 있다.

직고용 당사자인 보안검색 요원도 채용 절차에 반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인천공항공사를 방문했던 2017년 5월 이후 입사한 보안요원은 공개경쟁을 거쳐야 해서다. 공사 측은 예상 탈락자(800여명)를 자회사에 남게 하는 등의 구제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일부 보안검색 요원 노조 측은 “이들의 고용 안정을 보장해 달라”고 요구를 하며 계약을 보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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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공사 노조원들이 지난달 25일 청와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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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채용 소방대+야생동물통제 경쟁률 8.9:1



실제로 직고용이 결정돼 공개 채용이 진행 중인 인천공사 소방대(64명)와 야생동물통제(6명) 직군은 총 70명 모집에 622명이 지원해 8.9:1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전체 소방대원 211명 가운데 2017년 5월 이후 입사한 64명이 공개 채용 경쟁을 하고 있다. 야생동물통제의 경우 전체 30명 가운데 6명이 공개 채용 대상이다.

전체 지원자 가운데 618명이 서류 전형을 통과했으며, 현재 필기 전형이 진행 중이다. 이처럼 경쟁률은 치열하지만, 기존 근무자에 대한 가산점은 없다. 보안검색 요원의 공개 채용이 진행된다면 다수의 탈락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는 상황이다.

한편 공사 노조는 매일 아침 조합원 200여 명이 참여하는 투쟁 계획을 검토 중이며 서울 주요 도심에서 진행 중인 ‘공정하고 투명한 정규직 전환을 위해 대국민 서명운동’도 지속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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