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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이슈 故최숙현 선수 사망사건

故최숙현 선수 지인 "폭행과 갑질, 성희롱까지 겪었다"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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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일 오전 고(故) 최숙현 선수의 지인이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90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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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혹 행위에 시달리다 지난달 26일 극단적인 선택을 한 트라이애슬론의 고(故) 최숙현(24) 선수의 지인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가해자 처벌을 촉구했다.

2일 오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최숙현 선수와 관련한 2건의 글이 게시됐다. 모두 최숙현 선수의 지인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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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고(故) 최숙현 선수의 지인이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9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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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올라온 ‘트라이애슬론 유망주의 억울함을 풀어주시기를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글엔 1만9000여명, 이후 올라온 글 ‘폭압에 죽어간 故 최숙현 선수의 억울함을 해결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엔 4680여명이 동의했다. 동의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최숙현 선수의 지인들은 “고 최숙현 선수가 공공 기관, 책임 있는 단체에 도움을 청하였지만, 모두 그를 외면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지인은 국민청원 게시글에 “(전 소속팀)경주시청에서 차마 말로 담아낼 수 없는 폭행과 폭언, 협박과 갑질, 심지어는 성희롱까지 겪어야 했다. 해당 폭력들은 비단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이루어졌다”고 썼다. 또 “가해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엄중한 처벌 그리고 진상규명을 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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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숙현 선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 어머니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남겼다. 사진 최숙현 선수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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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청소년 대표 출신의 고인은 지난달 26일 오전 부산의 숙소에서 몸을 던져 세상과 작별했다. 최숙현 선수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최숙현 선수가 남긴 일기장에도 폭행을 당했다며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글이 남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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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숙현 선수가 생전 남긴 일기장의 일부. 사진 최숙현 선수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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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은 올해 2월 경주시청 감독과 팀닥터, 일부 선배를 고소했다. 4월에는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협회에 신고하거나 진정서를 제출했다.

경주시청 팀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탄산음료를 시켰다는 이유로 20만원 정도의 빵을 먹게 한 행위, 복숭아 1개를 감독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폭행당한 사례, 체중 조절에 실패하면 3일 동안 굶게 한 행동, 슬리퍼로 뺨을 때린 행위 등이 ‘피해 사례’로 공개됐다.

당시 최숙현 선수와 같은 자리에 있었다는 동료 선수는 “빵을 억지로 계속 먹다 세 명 모두 구토했다”며 “감독은 욕을 하면서 빵을 입으로 밀어 넣었다”고 폭로했다. 이 동료선수는 “이 모습을 팀닥터와 선배 선수는 아무렇지 않게 지켜봤다”라고도 덧붙였다.

최숙현 선수는 2015년 주니어 국가대표로 활약했으며, 2018년에도 국가대표로 선발된 유망주였다. 하지만 2018년엔 심리적 압박감 등을 호소하며 약 1년간 운동을 쉬느라 국가대표 자격으로 경기에 출전하진 못했다.



대한철인3종협회 “빠르고 엄정한 조치”



대한철인3종협회는 “빠르고 엄정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박석원 대한철인3종협회 회장은 성명을 내고 “고 최숙현 선수와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 협회는 이번 사건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 스포츠 공정위심의에 따라 협회가 할 수 있는 빠르고 단호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협회는 현재 자체 조사를 하고 있으며, 7월 9일에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가혹행위 문제를 다룰 계획이다.

고 최숙현 선수 사건은 경주경찰서의 조사가 마무리돼 대구지방검찰청 경주지청으로 송치됐다. 현재는 대구지방검찰청에서 수사하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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