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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與, 법사위 '셀프 손보기'… 체계·자구심사권 없애 힘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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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윤리사법위원회 출범 고심
'일하는 국회법' 당론으로 채택


더불어민주당이 체계·자구심사권 폐지를 골자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대한 대수술에 나섰다. 또 본회의 및 상임위에 출석하지 않는 국회의원 명단을 공개하고, 페널티를 부과하는 등 의정활동 개혁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여당은 이른바 '일하는 국회법'(국회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 7월 임시국회가 열리는 대로 처리할 계획이다.

여당의 이같은 국회법 개정 추진은 '일하지 않는 국회' 비난을 받은 20대 국회를 되풀이 않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야당에선 여야 협의 없는 국회법 개정은 거대 여당 독주체제 강화라며 정국 경색도 불가피해 보인다.

민주당은 1일 국회에서 '일하는 국회법' 의견 수렴을 위한 정책 의원총회를 열고, 이같은 방침을 정했다. 핵심은 법사위 권한·기능의 대폭 손질이다. 여당은 각 상임위에서 통과된 법안들이 기존 헌법이나 법률 체계와 부딪히지 않는지 검증하는 법사위의 핵심권한인 체계·자구심사권을 정조준했다. 체계·자구심사권을 없애고, 타 기관으로 기능을 이관하기로 했다. 여당은 국회사무처, 입법조사처 등 국회의장 산하에 별도의 체계·자구심사 기구를 만드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옥상옥'으로 군림한 법사위가 당리당략에 따라 국회 본회의로 법안을 넘기지 않거나 충분한 의견수렴 없이 법안을 처리해온 악습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민주당은 법제 기능이 빠진 사법위원회를 비상설특위였던 윤리위원회와 합쳐 '윤리사법위원회'를 출범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상임위에서 치열하게 토론해 어렵게 합의한 법안을 법사위에서 발목잡는 잘못된 구조와 관행을 끊어내고, 혁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시국회 제도화도 추진된다. 매달 임시국회를 열고, 정기국회는 9월부터 100일간 개최된다. 사실상 1년 내내 국회가 가동되는 셈이다. 국회가 쉬는 휴회기간의 경우 하계는 7월 15일부터 8월 15일까지, 동계는 12월 11일부터 같은달 31일까지로 각각 명문화하기로 했다.

상임위의 법안심사소위는 매월 4회 정기적으로 열도록 했다. 만장일치 관행을 유지해온 법안소위 운영은 다수결제 원칙을 도입한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예산심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소위원회를 △행정·국방 △경제 △사회 △복지·안전 등 4개 분야별로 나누기로 했다.

본회의 또는 상임위 회의에 불출석하는 의원들에 대한 처벌조항도 신설된다. 본회의가 열린 다음 날 국회 홈페이지에서 의원별 출결 현황을 게시하고, 각 상임위원장이 한 달에 한 번씩 여야 의원들의 출결 현황을 의장에게 보고하도록 했다.

다만, 법사위원장을 여당에 넘겨준 통합당이 여당 견제장치를 명분으로 내세워 체계·자구심사권 유지를 주장해왔다는 점에서 또 한 번 여야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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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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