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초고가 다주택자 참모들 주택 팔지 않는 이유에 대해 뚜렷한 설명 내놓지 못하고 있어
지난 23일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30일 국회 예산결산특위에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놓고 무소속 이용호 의원과 신경전을 벌였다.
김 장관은 이날 예결위 전체회의에 출석, 이 의원이 정부의 각종 부동산 정책이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지금까지 정책은 다 종합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두 사람의 설전은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정책이 몇 번째인가에 대한 이견에서 시작했다.
이 의원은 지난 17일 발표한 부동산 대책에 관해 "22번째 대책을 냈나"라고 물었고 김 장관은 "4번째 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이 "22번째 부동산 규제 정책이라는 보도는 잘못된 것이냐"고 하자 김 장관은 "그렇다. 언론들이 온갖 정책들을 다 부동산 정책이라고 카운팅해 만들어낸 숫자다"고 답했다.
이 의원이 "그때그때 발표하는 것이 다 정책이 아닌가"라고 반문한 데 대해 김 장관은 "주거복지정책도 부동산 대책으로 카운트한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 의원이 발표 횟수를 재차 거론하자 김 장관은 급기야 "아니 저는 숫자 논쟁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데 물으니 대답했다"며 다소 짜증 섞인 답변을 했다.
이 의원도 물러서지 않았다. "(정책을) 네 번 냈으니 세 번은 실패인가"라고 꼬집자, 김 장관은 "아니다. 지금까지 정책은 다 종합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본다"고 받아쳤다.
"정책이 잘 가고 있나"라고 재차 묻자 김 의원은 "작동하고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작동’의 의미가 무엇이냐고 구체적으로 물었고, 김 장관은 "정책들이 발표됐지만 어떤 것들은 시행된 게 있고 어떤 것들은 아직 시행 안 된 것이 있다"며 "모든 정책이 종합적으로 작동되는 결과를 추후에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평가가 이르냐는 질문에는 "12·16 대책은 종합부동산 세제를 강화하는 것으로 발표했지만 아직 세법이 통과되지 않아 결과는 아직 보고 있지 못하다"고 긍정했다.
후속 대책이나 입법을 묻는 말에는 “많이 있다”며 “이번 발표에도 법인 세제를 강화하는 것이 있는데, 아직 통과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 의원은 "지금 말하는 것을 보면 집 없는 서민의 마음에는 김 장관의 답변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며 "대통령도 집값 원상회복이라며 관심을 보였지만 현실은 집값과 전세금 폭등으로 집 없는 서민이 고통받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부동산 과열 속에서 두 채 이상의 집을 가진 청와대 고위공직자들을 향한 쓴소리가 여권 내부에서도 터져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절대로 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력한 집값 안정 의지를 드러냈음에도 정작 다주택을 보유한 참모들은 집을 팔지 않고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비서관급 이상 참모들 가운데 다주택자는 12명이다.
권고한 당사자인 노영민 비서실장을 비롯해 수석급에서는 김조원 민정수석, 김거성 시민사회수석, 김외숙 인사수석, 황덕순 일자리 수석 등이 포함돼 있다.
여현호 국정홍보비서관, 박진규 신남방 신북방 비서관, 조성재 고용노동비서관, 윤성원 국토교통비서관 등도 2주택자다.
이호승 경제수석이나 강민석 대변인의 경우 '1.5채'로 분류된다.
이 수석은 본인이 거주하는 집 외에 배우자 명의로 장모가 생활하는 아파트가 있으며, 강 대변인 역시 본인의 집 말고 다른 한 채는 배우자와 처제가 공동명의로 보유하고 처제가 실거주 중이라는 것이다.
또 여현호 국정홍보비서관의 경우 현재 실거주하는 아파트 말고 다른 한 채는 전매제한 상태인 분양권 형태로 갖고 있어 당장은 매각이 어렵다는 설명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일부 이해가 되는 사례들을 제외하고는 청와대에서도 초고가 다주택자 참모들이 주택을 팔지 않는 이유에 대해 뚜렷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노 실장의 권고 이후 집을 팔아 1주택자가 된 참모는 김연명 사회수석, 한정우 홍보기획비서관, 김광진 정무비서관, 노규덕 안보전략비서관 등 4명에 그쳤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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