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6월 30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자유의집에서 회담을 마친 뒤 이야기를 나누며 복귀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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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만난 지 30일로 꼭 1년이 됐다. 남ㆍ북ㆍ미 정상 간 첫 판문점 회동이자, 북ㆍ미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난 것도 기념비적인 일이었다. 당시 각 정상들도 “미국과 북한의 정상이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 마주 서서 평화를 위한 악수를 하게 될 것”(문 대통령), “우리가 만난다는 사실 자체가 역사적인 순간”(트럼프 대통령)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로부터 1년 뒤, 남북과 북ㆍ미 관계는 기대와 달리 흘렀다. 남북 관계는 파열음을 내다 소강상태에 접어든 국면이다. 북한은 4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담화를 시작으로 대남 비방에 열을 올렸고, 개성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폭파됐다. 양측이 거친 말을 주고받는 와중에 김정은 위원장이 대남군사행동 전면 보류를 지시하면서 현재의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북ㆍ미는 아예 ‘무관심’에 가까운 상태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에 '올인'하는 중으로, 북한 문제는 관심사가 아니다.
게다가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자신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The Room Where It Happened)』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동행을 원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청와대가 이를 부인하면서 진실게임 양상마저 벌어지고 있다.
청와대가 “역사적”이라던 ‘남ㆍ북ㆍ미 판문점 회동 1주년’과 관련해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은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가 조속히 정착되길 기대한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번영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힌 게 정부 입장의 전부다.
문 대통령은 ‘최대 치적’으로 자부하던 남북 관계에 제동이 걸리자 이를 돌파하기 위해 인사 카드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연철 전 장관의 경질성 사퇴로 공석이 된 통일부 장관의 임명이 임박한 가운데,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원내대표를 지낸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청와대에선 오래전부터 사의를 표명해온 정의용 안보실장의 교체가 유력시되는 가운데 서훈 국정원장이 안보실장으로 옮기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많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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