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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우위 美 대법원, 낙태옹호 판결…트럼프 연달아 '뒤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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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인공 임신중절 수술(낙태)을 제한한 루이지애나주 법을 폐지하라고 결정했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보수 성향의 판사들이 대법원에서 우위를 점했지만 진보적 판결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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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 반대운동 시위대가 29일(현지시간) 미국 연방법원 앞에서 루지애나주의 낙태 의료시설법을 폐지한 대법원의 판결을 휴대전화로 읽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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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대법원은 이날 주(州) 내 낙태 진료소 숫자를 제한하고 낙태 시술을 할 수 있는 의사 수도 제한하는 루이지애나주 '낙태 의료시설법'은 헌법이 보장하는 여성의 선택권과 건강권을 침해한다며 폐지를 결정했다. 대법원은 “이 법은 많은 여성이 주 안에서 안전하고 합법적인 낙태를 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폐지 결정의 이유를 밝혔다.

2014년 제정된 이 법은 낙태가 가능한 진료소를 반경 30마일(약 48km) 내에 한 곳만 둘 수 있게 하고, 시술 의사도 소수만 지정하도록 정하고 있다. 낙태 옹호론자들은 이 법이 낙태 시술을 사실상 어렵게 만든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5대 4로 루지애나주의 낙태 시설법 폐지를 결정했다. 눈에 띄는 것은 다수의견에 보수 성향인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포함됐다는 점이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2016년 텍사스주 낙태 제한법을 무효로 한 대법원 판례를 유지한다"며 폐지 찬성 의견을 밝혔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임명한 보수 성향의 판사다.

미국은 1973년 개인의 낙태를 정부가 막지 못하게 한 연방 대법원의 ‘로 대(對) 웨이드(Roe vs Wade)’ 판결 이후 낙태를 허용해 왔다. 공화당이 주도하는 주정부나 주의회는 우회적인 방식으로 낙태를 제한하려 시도해왔으나 이날 판결로 제동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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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 반대운동 시위대가 29일(현지시간) 루지애나주의 낙태 의료시설법을 폐지한 미 연방대법원의 판결이 난 직후 대법원 앞에서 끌어안으며 기뻐하고 있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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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은 이날 대법원의 결정에 대해 “유감스러운 판결”이라고 밝혔다. 케일리 매커내니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대법원이 산모의 건강과 태아의 생명을 경시했다”며 “선출직이 아닌 대법관들이 근본적인 민주주의 원칙의 가치를 소중히 하지 않고, 자신의 정책 선호에 따라 주정부의 자주적인 특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미 언론은 보수성향 대법관 닐 고서치와 브렛 캐버노를 임명해 5 대 4로 보수 우위의 대법원을 만든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이 헛수고였다는 것이 이날 판결에서 또다시 증명됐다고 분석했다. 행정부의 중요 어젠다와 맞물린 판결에서 이달에만 세 번이나 '뒤통수'를 맞았다는 것이다. 지난 18일 대법원은 불법체류 청소년 추방유예 제도(DACA·다카) 폐지에 제동을 걸었다. 이때도 로버츠 대법원장이 반란표를 던졌다. 이민 제한을 추진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마련한 DACA의 폐지에 사활을 걸어왔다.

앞선 15일에도 대법원은 성적 성향에 따른 고용 차별을 금지한 판결을 내려 주목을 받았다. 주심인 고서치 대법관과 로버츠 대법원장이 진보성향 대법관들과 나란히 차별 금지에 손을 들어줬다.

정유진 기자 jung.y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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