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6,000억원대 피해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전주(錢主)이자 정관계 로비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수원여객 회삿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지난 4월 26일 오후 경기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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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 피의자 김봉현(46)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 대한 첫 재판이 26일 시작됐다. 수원여객의 회삿돈 241억원을 빼돌려 스타모빌리티 인수자금으로 사용한 혐의다.
26일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 김미경)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사문서위조 및 행사, 범인도피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 전 회장 첫 공판을 진행했다.
황토색 수의를 입고 출석한 김 전 회장은 재판부가 "직업이 무엇이냐”고 묻자 “스타모빌리티 전 회장”이라고 밝혔다. 이어진 “현재는 아니냐”는 질문에는 “현재는 무직이다”라고 답했다.
김 전 회장은 재판부의 질의에 연신 고개를 숙였다. 양손은 책상 위에 올려둔 자세를 유지했다. 다만 기존에 공개됐던 사진과 달리 염색을 못한 듯 흰 머리가 일부 있었고, 정리되지 않은 구레나룻이 귀를 덮었다. 재판이 진행된 15분 동안 수차례 고개를 돌려 방청석을 둘러보기도 했다. 국민참여재판 진행 여부에 대해서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재판부에 거부 의사를 밝혔다.
김봉현(왼쪽)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016년 ‘서원 그룹’을 구상하고 KFM파트너스 임원진과 함께 찍은 사진. KFM파트너스 유사수신 피해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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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회장은 수원여객 재무이사 김모(42ㆍ구속)씨, 스타모빌리티 사내이사인 또 다른 김모(58ㆍ구속)씨 등과 공모해 2018년 10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수원여객 자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1월 재무이사 김씨를 해외로 도피시키고 도피 자금 수억원을 지원한 혐의와 올해 3월 체포 당시 허위 주민등록증을 제출한 혐의도 있다.
김 전 회장은 수원여객 횡령금 대부분을 상장사 스타모빌리티 인수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라임은 스타모빌리티에 약 600억원을 투자했다.
김 전 회장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차후 기일에 입장을 밝힐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 전 회장의 변호인단에는 법무법인 세 곳의 변호사 13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날 재판에는 가장 마지막에 선임된 판사 출신 변호사만 참석했다.
향후 김 전 회장에 대한 재판은 서울남부지법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회장 변호인은 “수원지검이 먼저 기소했지만 남부지검에서 수사하고 있는 사건이 핵심이 될 것”이라며 “수원여객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이송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지난 4월 말 수원지검이 김 전 회장을 구속기소한 이후 서울남부지검은 김 전 회장의 신병을 확보하고 수사를 진행했다. 남부지검은 김 전 회장에게 투자금을 제공한 이종필(42ㆍ구속) 전 라임 부사장, 정관계 인사 등을 소개해준 이모(58ㆍ구속) 스타모빌티리 대표 등 다수의 라임 관련자들을 수사 중이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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