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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광장]저유가 시기에 알뜰주유소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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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근 국제 유가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지속으로 글로벌 수요가 위축되면서 저유가 상황이 유지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아시아의 기준가격으로 작용하는 싱가포르 휘발유 가격이 지난 1월 배럴당 69.12달러에서 지난달에는 30.83달러까지 하락한 바 있다.


이렇게 유가가 낮아지자 한편에서는 알뜰주유소의 역할에 의구심을 나타내는 목소리도 나온다. 고유가 시기에 생긴 알뜰주유소와 일반 주유소의 가격 차이가 현재 국제 유가의 하락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알뜰주유소와 일반 주유소 간 휘발유 판매가격 차이는 지난해 ℓ당 30원에서 지난달 28원으로 소폭 축소됐다. 최근과 같이 휘발유 가격이 1300원대인 상황에서 유류세 등 세금 부분을 감안하면 일반 주유소와의 가격 차이를 벌릴 수 있는 유인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알뜰주유소와 일반 주유소의 가격 차가 줄었다는 것은 다시 이야기하면 알뜰주유소의 저렴한 가격으로 일반 주유소의 가격이 낮아졌음을 의미한다. 알뜰주유소와 일반 주유소 판매가격 차이의 축소는 바람직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알뜰주유소의 판매가격은 국내 시장의 기준가격(Reference Price)으로 인근 일반 주유소의 판매가격까지 낮추는 데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알뜰주유소에서 멀어질수록 평균 판매가격이 점차 높게 나타난다는 것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0일 기준으로 보면 알뜰주유소와 반경 1㎞ 내 일반 주유소의 판매가격 차이는 ℓ당 37원이다. 3㎞ 내 인근 지역 일반 주유소와의 판매가격 차이는 41원으로 확대된다. 즉 알뜰주유소는 가격이 알뜰할 뿐만 아니라 판매가격의 하방 견인 효과로 알뜰주유소 인근 지역 유가 안정에 기여하고 있음을 반증한다.


또한 고유가 시기에 알뜰주유소가 시장가격의 상승을 완충해주는 역할을 하듯 저유가 시기에도 알뜰주요소의 가격은 국제 석유제품 가격에 연동돼 매일 결정되기 때문에 국제 가격과 국내 가격의 차이를 최소화한다.


알뜰주유소의 직접적인 가격 인하 효과는 약 27원(2019년 기준)이다. 하지만 여기에 알뜰 사업 이후 지난 8년간 국내 휘발유 판매가를 ℓ당 70원 낮춘 효과(국제 가격과 전국 주유소 판매가격 차이의 감소분)까지 합치면 알뜰주유소의 직간접적인 가격 인하 효과는 100원 가까이 확대된다. 이처럼 알뜰주유소는 국내 제품 가격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용한 정책 수단인 것이다.


코로나19로 국제 유가가 폭락하면서 국내 석유 유통시장이 혼란한 상황에서도 알뜰주유소는 석유 유통 구조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국내 석유시장은 저유가 상황에서도 알뜰주유소를 통한 경쟁 촉진으로 유통시장의 비효율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가야 한다. 정치적, 심리적, 수급적인 요인에 의해 유가 변동이 잦은 국내외 석유시장을 고려할 때 급격한 유가 변화를 완충할 수 있는 알뜰주유소의 역할 강화가 요구되는 것이다.


우선 알뜰주유소의 소비자 접근성 제고를 위해 대도시 지역의 알뜰주유소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 현재 지방에서 알뜰주유소는 주유소 점유율이 10%대에 육박하나 주유소 수가 많은 서울, 부산 등 대도시 지역에서는 3.8%에 불과하다.


소비자 연령대에 걸맞은 홍보 활동을 통해 알뜰 브랜드의 가치도 높여야 한다. 석유 품질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 정품ㆍ정량 등의 알뜰 브랜드 인식 수준을 높이기 위한 다방면의 홍보 활동이 필요하다. 알뜰주유소가 석유시장 내 선의의 경쟁자로서 제 역할이 강화될 때 석유시장 내 경쟁을 통한 소비자 편익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박현규 한국석유공사 비축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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