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측 "연희동 자택 전씨 소유 아니며 압류는 부당" 주장
검찰 "뇌물로 마련한 차명이자 불법재산…집행 가능"
전두환 전 대통령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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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씨 측이 부인 등의 명의로 돼있는 서울 연희동 자택을 압류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법정에서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검찰은 해당 자택은 전씨가 수수한 뇌물로 마련한 불법재산이며 집행이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 송영승 강상욱)는 24일 오전 전씨 측이 재판 집행에 관한 이의 신청 사건에 대한 속행 심문기일을 열었다.
앞서 반란수괴 등 혐의로 무기징역과 함께 추징금 2205억원이 확정된 전씨는 이중 1050억원을 미납했고 이에 따라 연희동 자택이 압류처분 중이다. 전씨 측은 이 처분이 부당하다며 지난 2018년 12월 법원에 재판의 집행에 관한 이의 신청을 청구했다.
전씨 측은 검찰의 형사판결 집행은 피고인만 대상이며 전씨의 명의가 아닌 연희동 자택에 대한 압류는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해당 연희동 자택의 경우 본채는 부인 이순자씨 명의로, 자택 별채와 정원 부지는 각각 전씨의 며느리 이윤혜씨, 전씨의 전 비서관인 이택수씨가 소유하고 있다.
반면 검찰은 해당 자택은 전씨의 차명재산이자 부정한 방식으로 취득한 불법재산으로 전씨의 소유로 봐야 하며 집행이 가능하다고 반박한다.
전두환 씨.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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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법정에서도 전씨 대신 나온 변호인은 기존의 주장 취지대로 압류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당 자택은 전씨와 직접 관계가 없는 재산인만큼 불법재산으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고도 덧붙였다.
전씨 측은 1년여 전 재판부가 지난 심문기일에서 중재안으로 권유한 '기부채납'에 대해서도 법정에서 별다른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해 4월 전씨의 장남 전재국씨가 밝힌 기부채납 의사를 언급하며 검찰과 전씨 측에 "전씨 부부가 생존 시까지 거주하는 조건으로 기부채납하는 게 가능한 지 확인해보라"고 권유한 바 있다. 기부채납은 재산의 소유권을 국가에 무상으로 이전하는 것을 뜻한다.
반면 검찰은 "이 사건의 부동산들은 전부 전두환씨가 수수한 뇌물이 유입돼 마련된 불법재산에 해당한다"며 "전씨 또한, 불법재산에 대한 인식도 있던 것으로 보여지는 만큼 법에 따라 추징과 몰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고 밝혔다.
다만 차명재산이어도 본인(전두환) 명의로 이전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집행이 가능한지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법리를 제시하기 위해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양측의 의견을 들은 뒤 오는 8월26일 다시 한번 심문기일을 열기로 했다.
이 재판은 신청 후 세 차례 심문기일 후 약 1년 넘게 열리지 않다가 지난 2월 이른바 '전두환 추징법'이 합헌 결정이 나면서 재개됐다.
헌재는 당시 불법재산이라는 사실을 알고 취득한 재산이라면 제3자를 상대로도 추징할 수 있게 한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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