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 인터뷰
지구촌 곳곳의 소식들을 전문가의 깊이 있는 분석과 함께 전해 드리는 아침& 세계 시간입니다.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이후 미국 각지에서는 인종 차별 논란이 있는 역사적 인물들의 동상이 잇따라 훼손되거나 철거되고 있습니다.
우리 시간으로 어젯(23일)밤까지 워싱턴 DC 백악관 인근에서는 이틀 동안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인종 차별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미국의 7대 대통령인 앤드루 잭슨 동상에 쇠줄과 밧줄을 묶어 끌어 내리려고 시도했습니다. 시위대는 잭슨 전 대통령이 미국 원주민 부족을 미국 땅에서 쫓아내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경찰은 시위대를 저지하기 위해 나섰고 강제로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밤새 이어졌습니다. 잭슨 전 대통령을 자신의 롤 모델로 치켜 세웠던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를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다수의 사람들이 감옥에 있고, 오늘 감옥에 가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중형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나쁜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우리나라를 사랑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우리의 기념물을 끌어내려서는 안 됩니다. 나는 이걸 분명히 해두고 싶습니다.]
뉴욕 자연사 박물관 입구를 80년 동안 장식해온 미국 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기마상도 철거될 운명에 놓였습니다. 말을 탄 루스벨트 대통령과 그 옆에 서 있는 아프리카인과 미국 원주민으로 구성된 이 기마상이 백인 우월 주의와 식민 주의를 상징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논란이 계속되자 자연사 박물관은 뉴욕시에 해당 동상의 철거를 요청했고 뉴욕 시장은 철거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신대륙을 발견한 개척자로 잘 알려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동상 역시 인종 차별의 상징으로 전락했습니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먼저 살고 있던 원주민들을 탄압하고 학살했다고 다시 평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종 차별 반대 시위대는 미국 각지에 있는 콜럼버스 동상을 공격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이들은 콜럼버스 동상의 머리 부분을 부수거나 끌어내려 인근 호수에 던졌습니다.
+++
영화와 산업 브랜드에서도 인종차별 역사를 청산하려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명작으로 평가받던 이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흑인 노예제도를 낭만적으로 그려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의 한 동영상 서비스 회사는 이 영화를 서비스 목록에서 삭제했습니다. 지금 화면에 나오고 있는 이 팬케익 브랜드 역시 퇴출이 결정됐습니다. 1889년부터 시작돼 131년 간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아온 브랜드지만, 흑인 하녀 이미지를 이용했다는 비판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미국 내에서 인종차별 시위가 역사 청산 움직임으로 번져가고 있는 상황. 미국 전문가와 좀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 연결합니다.
센터장님. 역사적인 인물과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영화, 브랜드 인종차별 관점에서 재평가되고 있는 미국의 분위기 현재 어떻게 평가하고 계십니까?
[우정엽/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 조지 플로이드 씨가 백인 경찰의 무리한 진압으로 사망한 후에 미국 내에서 인종차별 문제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입니다. 많은 미국인들이 현재 인종차별 문제가 과거 백인들의 식민지 지배과정에서 벌어진 원주민 퇴출 문제 그리고 미국 역사에 있는 노예제도의 문제까지 그 근원이 있다라는 인식 하에 노예제도 그리고 원주민 퇴출에 참여했던 과거 역사적 인물들에 대한 재평가를 해야 된다라는 차원에서 현재와 같은 시위대의 행동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같은 행위들이 역사를 부정하고 파괴하는 것이라면서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건 어떻게 봐야 할까요?
[우정엽/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 과연 어디까지 역사의 어느 지점까지 현재의 기준을 적용해야 하느냐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미국 사람들이 매우 자부심을 갖고 있는 소위 건국의 아버지 조지 워싱턴 대통령도 그 생가에 가보면 노예들이 머물고 있던 숙소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사람들의 공과 과를 어떻게 평가해야 하느냐는 문제인데 현재의 기준으로 그 당시까지 평가해서 그들의 업적까지 깎아내리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느냐라는 평가가 또 미국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우정엽/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 트럼프 대통령은 유색인종보다는 백인들의 표를 많이 받아서 당선이 된 대통령이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역사관과 가치관을 매우 중요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저번 인종시위 때와 마찬가지로 현재의 시위를 어떤 인종차별의 문제라기보다는 무질서의 문제로 프레임을 전환시켜서 이것이 본인은 질서를 지키는 대통령이다라는 이미지를 보다 대중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서 이번 시위도 그러한 차원에서 해석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이었습니다. 이 같은 인종차별 역사 청산 움직임은 미국을 넘어 영국과 프랑스, 독일, 벨기에 등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바람직한 역사 청산의 방식은 무엇인지, 논쟁이 되는 역사는 어떻게 기억되어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
우리 시간으로 어젯(23일)밤까지 워싱턴 DC 백악관 인근에서는 이틀 동안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인종 차별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미국의 7대 대통령인 앤드루 잭슨 동상에 쇠줄과 밧줄을 묶어 끌어 내리려고 시도했습니다. 시위대는 잭슨 전 대통령이 미국 원주민 부족을 미국 땅에서 쫓아내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경찰은 시위대를 저지하기 위해 나섰고 강제로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밤새 이어졌습니다. 잭슨 전 대통령을 자신의 롤 모델로 치켜 세웠던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를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다수의 사람들이 감옥에 있고, 오늘 감옥에 가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중형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나쁜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우리나라를 사랑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우리의 기념물을 끌어내려서는 안 됩니다. 나는 이걸 분명히 해두고 싶습니다.]
뉴욕 자연사 박물관 입구를 80년 동안 장식해온 미국 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기마상도 철거될 운명에 놓였습니다. 말을 탄 루스벨트 대통령과 그 옆에 서 있는 아프리카인과 미국 원주민으로 구성된 이 기마상이 백인 우월 주의와 식민 주의를 상징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논란이 계속되자 자연사 박물관은 뉴욕시에 해당 동상의 철거를 요청했고 뉴욕 시장은 철거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신대륙을 발견한 개척자로 잘 알려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동상 역시 인종 차별의 상징으로 전락했습니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먼저 살고 있던 원주민들을 탄압하고 학살했다고 다시 평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종 차별 반대 시위대는 미국 각지에 있는 콜럼버스 동상을 공격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이들은 콜럼버스 동상의 머리 부분을 부수거나 끌어내려 인근 호수에 던졌습니다.
+++
[앵커]
영화와 산업 브랜드에서도 인종차별 역사를 청산하려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명작으로 평가받던 이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흑인 노예제도를 낭만적으로 그려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의 한 동영상 서비스 회사는 이 영화를 서비스 목록에서 삭제했습니다. 지금 화면에 나오고 있는 이 팬케익 브랜드 역시 퇴출이 결정됐습니다. 1889년부터 시작돼 131년 간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아온 브랜드지만, 흑인 하녀 이미지를 이용했다는 비판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미국 내에서 인종차별 시위가 역사 청산 움직임으로 번져가고 있는 상황. 미국 전문가와 좀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 연결합니다.
센터장님. 역사적인 인물과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영화, 브랜드 인종차별 관점에서 재평가되고 있는 미국의 분위기 현재 어떻게 평가하고 계십니까?
[우정엽/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 조지 플로이드 씨가 백인 경찰의 무리한 진압으로 사망한 후에 미국 내에서 인종차별 문제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입니다. 많은 미국인들이 현재 인종차별 문제가 과거 백인들의 식민지 지배과정에서 벌어진 원주민 퇴출 문제 그리고 미국 역사에 있는 노예제도의 문제까지 그 근원이 있다라는 인식 하에 노예제도 그리고 원주민 퇴출에 참여했던 과거 역사적 인물들에 대한 재평가를 해야 된다라는 차원에서 현재와 같은 시위대의 행동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같은 행위들이 역사를 부정하고 파괴하는 것이라면서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건 어떻게 봐야 할까요?
[우정엽/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 과연 어디까지 역사의 어느 지점까지 현재의 기준을 적용해야 하느냐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미국 사람들이 매우 자부심을 갖고 있는 소위 건국의 아버지 조지 워싱턴 대통령도 그 생가에 가보면 노예들이 머물고 있던 숙소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사람들의 공과 과를 어떻게 평가해야 하느냐는 문제인데 현재의 기준으로 그 당시까지 평가해서 그들의 업적까지 깎아내리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느냐라는 평가가 또 미국에서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동상을 훼손한 시위대에게 중형을 경고하는 등 강경행보를 보이고 있잖아요. 대선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이 같은 분석도 나오는데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우정엽/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 트럼프 대통령은 유색인종보다는 백인들의 표를 많이 받아서 당선이 된 대통령이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역사관과 가치관을 매우 중요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저번 인종시위 때와 마찬가지로 현재의 시위를 어떤 인종차별의 문제라기보다는 무질서의 문제로 프레임을 전환시켜서 이것이 본인은 질서를 지키는 대통령이다라는 이미지를 보다 대중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서 이번 시위도 그러한 차원에서 해석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이었습니다. 이 같은 인종차별 역사 청산 움직임은 미국을 넘어 영국과 프랑스, 독일, 벨기에 등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바람직한 역사 청산의 방식은 무엇인지, 논쟁이 되는 역사는 어떻게 기억되어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정헌 기자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