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EU 상임의장·집행위원장과 화상 정상회의
"중국 패권 추구하지 않아"…개방 확대 의지
EU, 홍콩 국보법 강행 "부정적인 결과 감수할 것"
"무역 관계 개선 요구"…투자협정 필요성 강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2일(현지시간) 베이징에서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화상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신화/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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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미중 간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유럽연합(EU) 지도자들에게 “중국은 적수가 아닌 파트너”라며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U 지도자들은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움직임에 우려를 표명했다.
23일 중국 관영 중국중앙(CC)TV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화상 회의를 가지고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과 EU는 서로 지지하고 서로 돕고 있다”며 협력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그러면서 “중국은 평화를 추구하지 패권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중 간 갈등 속에서 유럽 국가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EU 집행위는 최근 중국이 코로나19와 관련한 허위정보를 유포하고 있다고 지목하면서 양측 관계에도 긴장이 커지고 있다.
시 주석은 “중국은 기회이지 위협이 아니다”, “중국은 파트너이지 적수가 아니다”는 등 표현으로 양측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계속해서 개방을 확대할 것이며 이는 유럽에 새로운 합작 기회와 발전의 공간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또한 중국과 EU가 세계 경제의 ‘양대 엔진’ 역할을 하고 글로벌 경제 회복을 이끌어야 한다면서 양국 간 투자협정 추진 가속화, 친환경·디지털 협력 강화, 아프리카에 대한 제3자 협력 등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미셸 의장과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국제 공조만이 글로벌 도전에 대응할 수 있다”며 대화와 협상으로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아울러 EU는 중국과 전략적 대화를 통해 공동 인식을 넓히길 원한다면서 백신 연구·개발, 양자 교역 확대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앞서 같은날 리커창 중국 총리도 EU 지도자들과 회의를 했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중국과 유럽의 투자협정과 관련해 우리는 협상에 진전을 이뤄 올해 안에 협정을 체결할 수 있도록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매체에서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날 EU 지도부들은 홍콩 국보법에 대한 반대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진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중국이 홍콩 국보법 제정을 강행한다면 “매우 부정적인 결과를 감수할 것”이라며 심각한 우려도 거듭 표명했다.
EU 측은 또한 2014년 시작된 EU-중국 간 포괄 투자협정 협상, 시장 개방 등 경제 문제에 있어 중국 측의 진전이 충분하지 않다는 불만도 나타냈다. 중국의 허위 정보 유포 문제도 제기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화상회의 종료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중국과 불균형한 무역과 투자 관계를 갖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안에 포괄 투자협정을 체결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 측에 무역 관계 개선을 요구했다”며 “우리는 민감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중국에 분명히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오는 9월 독일에서 예정됐던 EU 27개 회원국 정상과 시 주석 간 정상회의가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된 것을 두고도 일각에서는 투자 협상 교착상태에 따른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샤를 미셸(오른쪽)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2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 리커창 총리와 화상 정상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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